오피니언 사설

[사설] 끝까지 찬밥신세 벗어나지 못한 노동개혁 입법

여야가 23일 선거구 획정에 합의했지만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아 결국 폐기될 것이라는 걱정을 키우고 있다. 청와대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자면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며 2월 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호소했다.

나라 안팎의 경제상황이 위중한 가운데 1년 넘게 끌어온 노동개혁 법안이 끝까지 찬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노동개혁은 성장 절벽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 숨통을 터주고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그런데도 여야는 선거구 획정이나 공천 싸움에만 골몰해 정작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노동개혁을 아예 내팽개쳐버렸다. 산업계에 노동개혁 지연의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매도 자신들의 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노동개혁이 좌절되면 쾌재를 부를 당사자는 귀족노조밖에 없다. 양대 노총은 극소수 대기업과 정규직의 자리만 지키면 된다며 총선에서 반노동세력을 심판하겠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노동계 인사들이 출마를 노리고 선거캠프를 기웃거린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노동계와 정치권이 낡은 운동논리와 기득권에 매몰돼 힘없는 비정규직과 청년들의 아픔을 철저히 외면한 것에 다름아니다.

최근 한달 새 경제활성화 법안 촉구 서명에 동참한 국민이 150만명에 이른다. 일자리와 경제 회복을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경제단체들은 "온 국민이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19대 국회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남은 회기에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한국 경제를 망친 주범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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