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전략적으로 작품가격 높이는 미술가?

■ 예술가의 뒷모습

세라 손튼 지음, 세미콜론 펴냄

예술가의뒷모습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창작하는 사람'. 미술가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단순 명료하지만 와 닿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미술가가 정의하는 미술가는 어떤 사람일까? 과연 이것이 미술품으로 분류가 될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는 작품을 창작하기도 하는 '현대' 미술가는 어떤 이들일까? '예술가의 뒷모습(33 Artists in 3 Acts)'은 프로 미술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이며 미술가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지를 현대 미술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끌어냈다. 미술가가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규범과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미술시장·비평가·미디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 날카롭고 예민한 주제를 던짐으로써 현대 미술가들이 비밀스럽게 감추고 있던 내면과 감정의 은밀한 속살을 엿볼 수 있다.

원제 '33 Artists in 3 Acts'에서도 드러나듯 책은 3막에 걸쳐 33명의 미술가와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 세 막은 각각 정치·친족·숙련작업이라는 표제를 달고 있다.

1막 정치에서는 제프 쿤스·아이웨이웨이·가브리엘 오로즈코 등이 등장한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염두에 두고 미술가의 윤리, 권력 그리고 책임감에 대한 미술가의 태도를 탐색한다. 특히 비슷한 나이에 레디메이드를 사용하지만 권력과 정치에 대한 태도가 다른 제프 쿤스와 아이웨이웨이의 대조가 눈길을 끈다. 2막 친족에는 부부와 자녀 모두가 예술가인 로리 시몬스와 캐롤 더넘 가족 그리고 형제나 다름없는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큐레이터 프란체스코 보나미, 마시밀리아노 조니 등을 다뤘다. 이들은 자기 식대로 팀워크를 하거나 가족 사업처럼 작업실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며 미술가의 경쟁과 협업, 동료·뮤즈·후원자 등과 관계 맺는 방식을 보여준다. 3막 숙련작업에서는 다작하며 전략적으로 작품가격을 높이는 데미언 허스트와 한 번도 팔 수 있는 사물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앤드리아 프레이저를 등장시킨다. 수작업 의존도가 높은 작업 방식부터 퍼포먼스까지 아우르는 3막에서는 미술가의 기량을 비롯해 발상, 실행, 마케팅 전략까지 작품 제작의 전반적인 측면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미술가의 작품이 고립된 사물이 아니라 미술가들이 게임하는 방식 전체를 말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2만9,500원.



관련기사



연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