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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대구·경북(TK) 물갈이 농담'을 두고 TK 비박계 의원들이 발끈했다. 비박계 의원들은 농담을 들은 직후 이 위원장으로부터 공천면접을 받는 상황이라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대구만 해도 (현역 의원이) 12명인데 6명밖에 안 날아가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는 이내 "농담이었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뼈 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위원장이 틈만 나면 '현역 물갈이'를 거론해왔기 때문이다.
TK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이 위원장의 발언이 '비박계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라 비박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TK 비박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경쟁력 부족으로 당선 가능성이 없어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서 도망갔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면서 "(그런 이 위원장이) 예단을 하는지 어쩌는지 알 수 없지만 공천을 앞두고 그런 농담을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TK 비박계 의원들은 일단은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공천면접에서 면접관으로 들어오는 이 위원장과 대놓고 부딪쳐봐야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면접을 본 비박계 의원은 "여러 명이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딱히 민감하거나 그런 질문은 들어오지 않았다. 불편한 모습 보이지 않고 조용히 치르고 돌아왔다"고 면접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끝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TK 비박계 의원들이 마치 모두 저성과자처럼 언급되지만 능력도 출중하고 지역구 관리를 잘해온 사람들도 있다"며 "상향식 공천과 낙하산 공천의 대결구도를 만든 뒤 집단으로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한 진박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심지어 현역에게 밀리는 지역까지 나오는 상황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