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콘크리트 정글을 실제 자연정글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지난해 밀라노 세계박람회장에 건설된 ‘팔라초 이탈리아 (Palazzo Italia)’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팔라초 이탈리아는 공기정화 능력을 지닌 최초의 콘크리트 건물이다. 그 능력의 핵심은 외관을 둘러싼 콘크리트 구조물에 있다.
이산화티타늄(TiO2)이 함유된 특수 시멘트를 사용했는데, TiO2가 햇빛을 받으면 광촉매 반응을 일으켜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NO2)를 포획해 무해한 소금으로 변환시킨다. 그리고 이 소금 성분은 비가 올 때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 또한 팔라초 이탈리아는 외벽을 단열유리로 마감해 난방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동급 규모의 일반 콘크리트 건물 대비 에너지 소비량이 40%나 적다. 지붕에는 박막 태양전지가 삽입된 유리 패널을 설치, 전력도 자체 생산한다.
수석 건축가 미켈레 몰레는 생물역학적 유기체를 지향하며 팔라초 이탈리아를 설계했다고 말한다. “나무처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빌딩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140㎾
팔라초 이탈리아의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유리 패널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콤팩트 형광전구(CFL) 1만1,000개를 밝힐 수 있는 전력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