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식당 한해 매출의 30~40%가 이맘때 1~2주간 나와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행사 덕분이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어느 한인 교포가 지난주 기자에게 귀띔한 말이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기기 전시회인 ‘MWC 2016’ 취재를 위해 현지를 찾았던 기자는 그의 설명에서 MWC의 경제적 낙수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22일부터 불과 나흘간 열린 이 행사장에 몰린 인파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저성장으로 고통 받는 스페인에게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이벤트였을 것이다.
주목할 것은 행사 유치를 한 스페인의 총력전이었다. 한 대형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MWC 개최국이 다른 유럽 국가로 바뀔 수도 있었는데 스페인 국왕과 정부가 직접 나서 외교전을 벌여 자국내 개최를 설득했던 것으로 안다”며 “심지어 MWC 참관객들에게는 행사 기간중 지하철 등 주요 공공교통 서비스 이용을 무료로 해주는 등의 다양한 혜택을 내걸었다”고 소개했다.
스페인의 이동통신서비스 수준은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크게 낙후돼 있다.한국에선 이미 보편화된 4세대(4G)는 고사하고 스페인에선 이제 겨우 3세대(3G) 서비스가 확충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MWC를 수년간 유치하며 세계 이통산업계의 중심처럼 떠오른 것은 거국적인 지원 덕분이다.
마침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주 바르셀로나 행사현장을 방문해 MWC의 한국유치 희망을 피력했다. 대규모 인프라를 새로 짓느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빚더미에 올리는 올림픽 등과 달리 MWC와 같은 국제전시행사는 큰 비용부담을 안기지 않는다.
이미 수도권, 부산 등에 대규모 전시장이 마련돼 있고, 대구, 대전 등은 각각 첨단의 사물인터넷(IoT)신도시나 연구중심도시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기존의 기반시설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섭외할 수 있는 외교력과 시장성, 명분이다. 부위원장선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대통령, 국회까지도 팔을 걷고 나서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 만한 시장성도 확보해줘야 한다. 중국은 이것이 가능했기에 1년전부터 상하이에서 중국판 MWC를 개최하고 있다. 명분도 중요하다. 따라서 주변국과 공동개최를 통한 아시아 동반성장을 명분으로 세워볼 필요도 있다.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