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한국산 철강에 6.9% 관세… 현지선 "너무 낮다" 불만 고조

美, 자국업체 보호 위해 관세율 더 높일 가능성

중국산엔 최대 266% 부과

미국이 중국 등 수입산 철강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일단 한국산 철강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6.9%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지만 현지 철강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우려도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수입산 철강 가격이 부당하게 낮다며 중국산 냉연강판에 최대 266%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한국을 포함한 7개국 냉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브라질산 제품에 대해 비교적 높은 39% 관세를 물릴 예정이며 일본·영국·러시아산 등에는 3~9%의 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대해 관세율을 높이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자국 업체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경기침체로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최근 수년 새 급감하면서 글로벌 철강업체들은 공급과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계 철강 공급량은 16억6,500만톤인데 수요는 15억3,700만톤으로 1억2,800만톤 정도가 남아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중국의 철강수요가 6억8,590만톤으로 2014년에 비해 3.5% 이상 줄어드는 등 시장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수요가 2%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남아도는 철강 제품을 팔아치우기 위해 가격을 생산가격 이하로 내리는 등 악전고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미국의 철강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최대 철강기업 US스틸은 지난해 4·4분기 9억9,900만달러(약 1조2,15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한 해 3,000여명 이상을 감원했다. US스틸은 올해도 경영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수천명을 더 감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철강업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업계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율이 너무 낮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케이틀린 웨버는 "이번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는 여전히 미국 철강업체들에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며 "특히 두 번째로 큰 냉연강판 수입국인 한국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이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에도 저가 수출 공세를 펼친 중국 철강업체 등에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뉴코·US스틸 등 미국 업체들은 지난해 6월부터 부당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불법적인 무역을 자행하는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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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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