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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경쟁에서 밀려났던 장하나(24·비씨카드)의 올 시즌 초반 기세가 무섭다.
장하나는 6일 싱가포르의 센토사GC 세라퐁 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쓸어담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장하나는 폰아농 펫람(태국·15언더파)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22만5,000달러(약 2억7,0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열린 5개 대회에 모두 참가한 장하나는 벌써 2승을 거뒀다.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 공동 11위 이후로는 코츠 챔피언십 우승, 호주 오픈 공동 4위, 혼다 타일랜드 공동 8위 등 빠짐없이 톱10에 입상했다. 지난해 미국 무대 루키 시즌을 우승 없이 보낸 그는 2년 차 시작부터 가장 먼저 2승을 달성, 국내 통산 8승을 거둔 강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날 우승 경쟁은 각각 선두와 1타 차 2위로 출발한 장하나와 폰아농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장하나는 전반에 3타를 줄여 1타를 줄인 펫람에 3타 차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7번홀(파5)에서는 그린 옆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을 돌아 나와 '이글성 버디'를 잡았다. 11번홀(파4)에서는 고비를 맞기도 했다.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낸 그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곧장 노렸지만 볼이 바로 앞 나무에 맞고 떨어졌다. 세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빼낸 그는 네 번째 샷을 홀 1.5m에 올리고 보기 퍼트를 넣어 더 이상의 악화를 막았다.
위기를 보기로 막은 뒤론 거침이 없었다. 13번홀(파4) 버디에 이어 14번홀(파3)에서는 15m가량의 장거리 퍼트를 집어넣어 격차를 4타까지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공격적인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린 뒤 2m 이글 퍼트마저 성공시켜 우승을 자축했다.
첫 우승 때 퍼터를 휘두르며 '검도 세리머니'를 펼쳤던 장하나는 이번엔 '댄스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의 부상 배경에 장하나의 이름이 언급되는 상황이기 때문. 지난 1일 싱가포르공항 입국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뒤에서 굴러온 여행용 가방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꼬리뼈 주변 근육을 다쳤는데 이 가방을 놓친 사람이 장하나의 아버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의성과 정식 사과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1위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9)는 공동 15위(7언더파),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공동 30위(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