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왕년의 하이텔 'KTH'의 무한변신… T커머스 판 키운다

오세영 대표 "사이버피팅 등 신기술 접목… 차별화로 승부"

웹드라마 판권 늘리고 영화 판권사업도 확대

오세영 KTH사장

"T커머스(VOD형식의 양방향 디지털 TV홈쇼핑)시장은 급성장 중이에요. 시장 규모가 재작년엔 79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6,000억원, 2020년에는 3조원 시장까지 클 겁니다."

국내에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이던 1990년대초·중반 개인용컴퓨터(PC)들을 전화선으로 연결해주는 PC통신 서비스 '하이텔'은 대한민국 네티즌 1세대의 놀이터이자 성지였다. 하이텔은 인터넷 시대 도래 후 PC통신 시대가 저물자 간판을 내렸지만 산파 역할을 했던 기업은 신사업 등으로 무한변신 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준비 중이다. 주인공은 KT의 자회사 KTH(옛 한국PC통신)다.

오세영(사진) KTH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한 빌딩에서 인터뷰를 갖고 "일반 TV홈쇼핑 시장은 성장 정체에 빠져 있지만 T커머스 산업은 정보기술(IT)의 진화에 힘 입어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시장의 판을 더욱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KTH는 국내 T커머스업계 전체 취급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2012년 8월 'K쇼핑'이라는 브랜드로 T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이후 2013년 77억원이던 해당 사업 매출은 지난해 413억원까지 늘었으며 올해는 한층 급신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판이 커지자 기존의 일반 TV홈쇼핑 업체들까지 가세해 현재는 KTH를 비롯해 10개의 사업자들이 경쟁 중이다.

오 사장은 난립하는 후발주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첨단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바로 '사이버피팅(cyber-fitting)'과 '아이트래킹(eye-tracking)'이다. 오 사장은 사이버피팅에 대해 "K쇼핑 시청자가 자신의 신체 치수를 TV를 통해 입력하면 가상현실(VR)기술을 통해 (옷 등 패션상품이 시청자에게 맞는지)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이트래킹에 대해선 "각각의 시청자의 시선이 K쇼핑 TV화면중 어디로 향하는 지를 시스템이 분석해 시선이 머무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보다 자세히 보여주는 맞춤형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KTH는 이미 여러 건의 T커머스 관련 기술을 개발해 그중 5건의 국내 특허를 취득한 상태인데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도 일부 특허를 출원해 심사를 받고 있다. 오 사장은 특허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사내 T커머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최근 개최하기도 했다. 오 사장은 "현재 간편결제 시스템인 '올레tv페이' 기술을 도입해 시청자들이 TV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손쉽게 상품 구매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다른 컨텐츠를 제공하는 기술도 적용한 상태"라며 "기술 차별화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은 컨텐츠 유통 및 방송통신 플랫폼 사업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컨텐츠 유통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웹드라마 판권 투자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그는 "웹드라마의 판권은 무조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하라고 (임직원들에게) 지시했다"며 "국민들의 컨텐츠 이용패턴이 TV시청 중심에서 모바일기기(스마트폰 등 이동통신기기)를 통한 시청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TH는 현재 1만건이 넘는 디지털컨텐츠 판권을 확보하고 있어 컨텐츠 2차 판권 유통전문업체중 최다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 오 사장은 "그동안 주로 영화, 드라마의 2차 판권 확보에 힘써왔는데 앞으로는 1차 판권에 대한 지분 투자도 조금씩 높여가기로 했다"며 "컨텐츠사업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 KTH는 영화 '검은사제들', '뷰티인사이드' 등의 2차 판권을 유통해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으며 웹드라마 분야에선 걸그룹 에이핑크의 김남주가 출연하는 '수사관 앨리스', 시크릿의 송지은이 출연하는 '첫사랑 불변의 법칙' 등의 판권을 갖고 있다.



관련기사



민병권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