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비과세 해외펀드 출격…‘재간접펀드’ 빛 보나



9년 만에 부활한 해외주식형펀드 비과세 혜택 대상에 일정 기준을 갖춘 재간접 펀드가 포함되면서 그동안 높은 수수료와 해외시장 부진으로 외면당했던 해외재간접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간접 펀드는 인기펀드를 한 바구니에 담아 펀드 매니저가 그 편입 비중을 조절해주는 상품이다. 다른 운용사가 발행한 펀드를 전체 자산의 40% 이상 투자하는 방식이다. 정보 수집 능력이 낮은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안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출시된 310개 비과세 해외펀드들 중 지난 2일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재간접 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28억3,900만원)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AB미국그로스(7억9,000만원)’, ‘블랙록월드에너지(5억9,800만원)’ 등 다른 재간접 펀드들도 판매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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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접 펀드는 운용사의 ‘이름값’과 비교적 준수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보수 탓에 투자자들이 좀처럼 가입하기 힘든 상품이었다. 재간접 펀드의 보수는 기본적인 펀드 보수에 해당 펀드가 투자하는 모펀드의 보수와 기타 비용 등까지 포함돼 일반 펀드에 비해 0~2%포인트가량 더 높다. 하지만 이번에 해외펀드에 도입된 비과세 기간이 10년으로 길고, 비과세 해외펀드용 과표기준가격을 만들어 과세요건이 충족된 일부 재간접 펀드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비과세 혜택이 10년에 달하는 만큼 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수수료 보다 전체적인 수익률과 안정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며 “해외재간접 펀드는 현지 시장을 잘 이해할 뿐만 아니라 투자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운용사들의 상품인 만큼 중장기 수익률이 어느 정도 검증된 펀드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비과세 해외펀드 판매 1위를 한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는 A클래스 기준 최근 5년 수익률이 38.23%로 매우 우수하다. 최근 1년 수익률도 -1.01%로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14.34%)을 크게 웃돈다.

재간접 펀드 운용에 강점이 있는 해외 운용사들은 이번 비과세 제도 도입을 계기로 본사의 전문 운용능력과 검증받은 펀드 수익률을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9월 국내에 독일펀드를 출시한 베어링자산운용은 상반기 내에 본사의 ‘글로벌 리소스 펀드’와 ‘아시아 펀드’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재간접 펀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베어링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펀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센터를 개설하고 검증된 펀드를 추가로 설정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재간접 펀드에 대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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