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KDB대우증권-삼성증권, 체면 구긴 IPO 명가

넷마블 주관사로 유력하다더니…

업계 예상 뒤엎고 2곳 모두 탈락… 두산밥캣 주관사 선정서도 고배

대우는 '롯데·삼성 계열사 IPO'… 삼성은 '유망기업 IPO' 주력할듯



기업공개(IPO) 시장의 강호인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의 인수합병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삼성증권은 빅딜 외에도 외연을 넓혀 가면서 연초 IPO 최대어로 꼽혔던 넷마블게임즈 주관사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외부적으로는 "전쟁터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소 흔들렸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시가총액이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넷마블게임즈, 시총 3조원가량으로 추정되는 두산밥캣 상장 주관사 경쟁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씨티글로벌마켓·JP모간 등 4곳이 선정됐다. 이르면 8일 최종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인 두산밥캣 상장주관사로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예비후보에 포함됐고 신영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이름을 올렸다.

IB업계 관계자는 "넷마블게임즈와 두산밥캣의 상장주관사에 대우·삼성증권이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대우와 삼성은 전통적으로 빅딜에 강했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NH·한국투자·대우·삼성 등 '빅4'의 IPO주관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실력이 갑자기 변했다기보다 회사 대내외적인 변수가 주관사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IPO 시장점유율이 3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4.57%, 14.56%로 근소한 차이로 2, 3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3.02%로 7위에 머물렀던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생명과 잇츠스킨 등을 주관하며 대형 딜에 집중하는 특징을 드러냈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호텔롯데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대표 주관을 따내 올해 IPO 시장에서도 기대가 컸다. 특히 넷마블은 지난해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낙점해 시가총액 10조원의 모회사 넷마블 상장 주관사는 당연히 대우·삼성증권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대우증권의 경우 제일홀딩스 입찰제안요청서(RFP)까지 미루고 넷마블에 역량을 총결집했고 삼성증권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부각시켰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넷마블게임즈와 두산밥캣 주관사 경쟁에서 떨어진 것은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며 "넷마블게임즈가 자회사 상장 추진과정에서 대우·삼성증권의 서비스에 아쉬움을 느꼈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대우증권의 경우 미래에셋증권과의 인수합병(R&D) 이슈가 불거지면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고위관계자는 "넷마블과 두산밥캣에 대한 기대가 컸었기 때문에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빅딜은 주요 증권사 IB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경향도 있다"며 "호텔롯데 IPO가 잘 마무리되면 롯데리아와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 IPO주관에 대한 경쟁력에서 앞서게 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남아 있어 올해 IPO시장의 성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빅딜에서 벗어나 외연 확대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증권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빅딜만 집중한다는 평판을 바꿀 때가 됐다"며 "벤처·중소기업 등 큰 기업만 노리지 않고 유망기업 IPO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종호·지민구·박준석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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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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