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오페라의 황제 플라시도 도밍고

어떤 시대든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의 생이란 매력적인 이야기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에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있었다면 스페인에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있다.

파바로티는 이미 10년전인 2007년 9월 생을 마감했는데 플라시도 도밍고는 만75세의 나이인 현재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이다. 한 사람의 테너를 넘어 지휘자, 연출가, 극장의 행정가, 특히 성악가로서는 바리톤으로 그 성부를 바꾸어 무대에 서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전천후의 역량을 발휘하는 예술가이자 최고의 인기와 권위를 자랑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페라계의 황제"라 하겠다.

도밍고의 음성은 매우 세련되었으며 무엇보다 그 유연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만큼 다양하고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 성악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그는 인간적으로도 주위 사람들에게 매우 즐겁고 품위있는 사람으로 회자되어 왔는데 특히 그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그와 함께하기를 대단히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동료들이란 지휘자들, 성악가 그리고 무대감독들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프롬프터들, 의상관련 스태프와 조수들 심지어 극장의 경비원들까지도 포함하여 말하는 것이다. 그의 공연이 끝나면 분장실을 비롯한 무대 밖이나 복도에는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수많은 열광적인 팬들로 들끓는데 그는 항상 그들의 요청에 친절하게 응답해 준다. 도밍고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일 경우 지나친 자부심이나 자신감 때문에 유쾌하지 못한 일이나 비난받을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의 인품은 이러한 것을 넘어설 만큼 훌륭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성공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제 성공의 비결이라… 그것은 바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일할 때나 리허설 할 때도, 누구와 같이 있든 저는 상대방을,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게 성공인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들이 그와 함께 있는 게 행복해서 당신을 좋아하게 되니까요"

필자는 플라시도 도밍고를 위대한 예술가로서 존경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더욱 존경한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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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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