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3박자 증권주에 기관 눈도장 '쾅'

비대면 계좌 개설… ISA… 실적 선방

기관, 순매도 속에서도 증권업종은 196억 '사자'

키움 6.5%·대우 4.8%↑



기관투자가의 눈길이 증권주로 옮겨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날 코스피에서 1,98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증권업종에서는 19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같은 기관의 매수세에 증권업종은 2.68% 상승하며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6.53%(3,900원) 오른 6만3,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6만2,000원으로 마감한 키움증권은 새해 들어 장 중 4만9,000원대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았으나 그동안의 하락 폭을 만회했다. 이 외에도 대우증권(4.88%)과 미래에셋증권(2.91%), 삼성증권(2.44%) 등도 이날 코스피 상승률 0.11%를 훌쩍 넘기며 상승 기류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권주의 강세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와 ISA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행한 뒤 5일간 하루 평균 700개 내외의 계좌가 개설됐다. 이는 지난해 4·4분기 일 평균 신규 계좌개설 수(1,200개)의 60% 수준이다. 비대면 계좌개설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 효과에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 계좌개설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 증권사의 이익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14일 시행되는 ISA도 증권사의 수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신규 고객 유치 효과를 볼 수 있는데다 장기적으로는 수수료 수익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ISA의 시장 규모는 11조7,000억원으로 전망되지만 해외와 마찬가지로 운용자산과 인출제한 등의 제약조건이 사라질 경우 시장 규모가 47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재 117억원 수준으로 전망되는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호한 1·4분기 실적전망으로 인해 연초부터 시작된 주가 조정을 마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961.31로 마감한 증권업종지수는 실적 우려로 1,400대까지 떨어지는 등 연초부터 급격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채권운용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었고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운용에서 발생하는 손실도 우려보다는 적다"며 "증권업의 1·4분기 실적은 우려보다는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ISA 등으로 인한 기대감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ISA의 예상 가입인구와 인당 가입금액 등에 수수료율과 전체 ISA 중 증권사 적립 비중을 가정하면 증권사가 얻을 수 있는 수수료수익은 1,450억원 수준"이라며 "이는 지난해 전체 증권사의 연간 수수료수익 7조9,300억원의 1.8% 수준으로 ISA로 인한 수익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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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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