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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꽂힌 철강사들

포스코 디자인 TF 가동… '전기차 충전기' 등 개발

동국제강 컬러강판 주력… '럭스틸'으로 새수익 창출



포스코는 올해 전기차 충전기(사진) 시장에 진출한다.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WP) 스테인리스 강재 'PossSD'를 표면에 적용해 가볍고 튼튼하면서 녹이 슬지 않는 제품이다. 포스코는 다양한 최첨단 강재가 널리 쓰이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전기차 충전기 겉면에 PossSD를 입혀보기로 했고 디자인솔루션 전담반(TF)을 가동해 최적의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지난해 말 새로 단장한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서울타워는 나무 느낌을 그대로 살린 외장재 덕에 한층 고급스럽고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타워 외부 벽면은 모두 동국제강의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로 장식됐다. 처음 서울타워가 재건축에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값비싼 수입 아연강판으로 겉을 꾸밀 계획이었지만 우수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럭스틸이 최종 선택됐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은 세계 철강 공급과잉에 따른 오랜 불황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새로 개발한 철강재가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떻게 성형해 디자인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전달하고 협업함으로써 해당 산업 분야 디자이너와 개발자로 하여금 나무나 석재·플라스틱 대신 철강재를 쓰거나 아예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는 식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을 겨냥해 지난해 7월부터 포스코ICT 등과 새로운 충전기 디자인 개발을 시작했다. 건물 외부의 비바람과 더위와 추위 같은 거친 환경을 견디면서도 벽걸이 형태로 만들 수 있도록 가볍고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더하기 위해 PossSD를 채택하기로 했다.

이 강종은 성형성과 내식성을 유지하면서도 값비싼 니켈과 몰리브덴 함량을 낮춰 원가경쟁력은 높인 것이 장점이다. 포스코는 앞으로 판재의 두께를 기존 1㎜에서 0.8㎜로 줄여 더 가볍게 하고 충전기 캐노피(덮개)나 충전소·주차타워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 10월 신설한 디자인솔루션 TF를 통해 새로운 강종을 각 산업에서 쓸 수 있도록 디자인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표면처리 기술이나 소재 가공방법을 접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영감을 받아 신제품을 개발하고 설계에 반영한다"며 "올해부터는 건자재 중심에서 가구와 가전·에너지 등으로 분야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축용 내외장재 컬러강판을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는 동국제강도 건축영업팀과 디자인팀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럭스틸의 경우 광화문 D타워와 롯데시티호텔 등 100여곳 이상의 고급 건축물에 채택되는 등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나무나 대리석·알루미늄·타일부터 동판이나 페인트까지 건축물 외부를 꾸미는 모든 소재를 럭스틸의 경쟁상대로 삼고 있다.

동국제강의 한 관계자는 "외부 마감재를 아연강판이나 대리석 대신 컬러강판을 쓸 경우 50~70%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시장 확대를 위해 건축설계사와 설치미술가 등과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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