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중국판매 28%↓

2개월 연속 20% 이상 급감

올 800만대 목표달성 먹구름

中업체 공격·모델 노후화 복합 작용… SUV 강화 등 체질개선 시급


지난달 현대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이 전년동기보다 28%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0% 이상 줄어든 데 이어 두달 연속 판매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중국 현지업체들이 저가 모델을 갖고 현대차 시장을 공습하고 있는데다 자체 모델의 노후화와 재고물량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며 올해 판매 800만대 목표 달성에도 먹구름이 끼는 모습이다.

8일 현대자동차와 삼성증권·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분석한 현대차의 2월 해외판매 실적자료를 보면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12만8,000여대로 지난해 2월보다 28.1% 급감했다.

감소폭은 1월(21.9%)보다 더 커졌고 지난해 7월(32.4%)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2월 현대차의 중국 판매 감소폭은 해외 주요 8개 시장(미국·중국·러시아·체코·인도·터키·브라질·기타) 중 가장 컸다. 중국은 현대차에 가장 큰 해외시장이다. 2월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차의 해외판매 40%가 중국이다. 중국은 현대차가 월 10만대 이상이 팔리는 유일한 시장이다.

이렇다 보니 미국(18.1%), 인도(4.4%), 체코(19.8%), 터키(13%)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했음에도 중국 시장 판매 급감의 여파로 현대차의 2월 해외 판매량은 43만4,300대로 8.2% 감소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 역시 64만9,000대로 지난해보다 11.3% 줄었다.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 역시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갔다. 2월 판매량은 총 8만7,000대로 9.9% 줄었다. 누적 기준 역시 10만2,000대로 11.2% 급감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감소세가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 전체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현지 자동차 시장이 반짝이나마 성장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소형차에 대한 소비세 감면 등이 호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경쟁업체인 일본 도요타는 2월 판매량이 6만5,400대로 6.3% 늘었다. GM·포드 등 현대·기아차 경쟁업체의 2월 판매량도 9%가량 감소했지만 올해 누적 판매량은 GM 11%, 포드가 18%씩 증가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판매 주력 모델 노후화 및 중국 현지 저가 브랜드의 공세로 상품성이 낮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차 베르나를 비롯해 엘란트라(아반떼) 등의 수요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부재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세그먼트(소형) SUV 수요가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ix25 등의 생산을 늘리고 있기는 하나 중국 저가 모델과의 경쟁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물량을 많이 공급해 딜러들의 재고가 쌓여 있다는 점도 악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현대·기아차는 판매법인이 따로 없어 공장에서 나온 차를 딜러에게 바로 전달하기 때문에 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면 딜러는 차를 가져가지 않는다"며 "지난해 11~12월 판매증가를 위해 딜러들에게 물량을 많이 공급한 것이 올 1~2월 들어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고 수준은 2.2개월분 정도이기 때문에 미국(4개월분) 등 주요 시장에 비하면 과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3월부터 상황이 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형 엘란트라가 지난달 본격 투입됐고 연말께 새로 짓고 있는 4공장이 완공되면 베르나 신차 공급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고 연구위원은 "시간이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반등 여지도 충분하지만 소형 SUV 라인업 강화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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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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