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KB, 콘텐츠산업 육성에 3200억 쏜다

CJ헬로비전 합병법인 펀드 조성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환경 만들 것

KT·LGU+ "자본예속 심화" 비판

'임시 주총 방송법 위반'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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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찬(오른쪽) SK브로드밴드 사장이 8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3,200억원의 콘텐츠 펀드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SKB)가 앞으로 정부 승인을 받아 CJ헬로비전과 합병하게 될 경우 연내 3,2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5년 내 국내 컨텐츠산업 육성에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 유통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SKB는 8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CJ와 공동 조성하겠다고 밝혔던 1,0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증액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인찬 SKB 사장은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역동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기존 인기 TV 프로그램과 최신 영화 중심의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운용에서 벗어나 교육,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다양한 지역·문화 예술 영상물까지 콘텐츠 범위를 크게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합병법인은 펀드 조성을 위해 1,500억원을 출자하고 1,700억원은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콘텐츠 제작에 2,200억 원을 투자하고 관련 스타트업(신생 창업회사) 활성화를 위해 1,000억원을 지원한다. 원금과 수익 1,800억 원을 재투자해 앞으로 5년 간 총 5,000억원을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투자하기로 했다. 합병법인은 제작사 및 창업투자사를 대상으로 콘텐츠 설명회를 거친 뒤 운용사를 선정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펀드 운영을 시작한다. 이 사장은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뿐만 아니라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독립제작사에도 고루 투자할 것"이라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두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전환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KB는 이로써 CJ헬로비전 합병의 명분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합병완료시 미디어 생태계를 교란하는 게 아니라 선순환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자리를 같이 한 송병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부회장은 "VOD 드라마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며 제작사 수익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강유신 시너지미디어 대표도 "SKB는 그동안 애니메이션에 투자해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와 해외시장 진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공동 자료를 배포하고 "SKB는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미디어-콘텐츠 산업간 배타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자사 미디어플랫폼에 콘텐츠를 수급하는 업체에게만 혜택이 국한되어 콘텐츠 산업의 미디어 자본 예속을 급격히 심화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는 또 CJ헬로비전 주식을 보유한 직원 A씨가 CJ헬로비전과 SKB와의 합병을 결의한 지난달 26일 CJ헬로비전의 임시 주총이 무효라는 취지의 소송을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소장에서 SKB 주식가치는 의도적으로 높게, CJ헬로비전 주식가치는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해 주주로서 손해를 입었고, 이번 주총 자체가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SK텔레콤과 SBK 측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등과 상생하기 위해 출연한 펀드는 다 관련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한 행위냐"고 반박하며 "헬로비전 주주의 소장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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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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