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20~30대 소득 첫 감소 통계, 정치권 책임 크다

20~30대 가구의 가계소득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이들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어들었다. 꾸준히 증가하던 소득증가율이 2014년 0.7%로 쪼그라들더니 지난해에는 급기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소득이 줄어든 주연령대는 20~30대뿐이다. 20~30대 청년계층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통계로 잡히기 시작한 셈이다.

이들 20~30대 가구의 소득감소는 상당수가 취업을 하지 못했거나 직장을 얻었더라도 질 낮은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2%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여기에 2월 새로운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 실업률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이 절반 이상이고 5명 중 1명은 1년 이하 계약직이다. 언제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지 모르는 불안한 처지다.

지출이 소득감소폭보다 더 줄어든 것은 이런 불안감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이 역시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20~30대와 반대로 다른 계층의 소득은 늘어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5만9,000원으로 2.8% 늘었고 50대 가구는 505만5,000원으로 2.0% 증가했다. 60대 이상 가구의 소득(300만4,000원)은 6.8%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포기할 게 너무 많다는 의미의 'N포세대'와 '헬조선'이라는 말이 청년세대에 회자되는 것도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일자리 창출을 도우려는 노동개혁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국회 처리를 지연시키며 청년세대의 절규를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노동개혁이야말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아닌가. 마냥 외면만 하다가는 정치적 역풍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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