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네트렙코 "도전은 언제나 즐거워… 첫 한국 무대 기대돼요"

'21세기의 마리아 칼라스' 안나 네트렙코 이메일 인터뷰,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공연

남편 테너 에이바조프도 참여… 관객에 특별한 앙상블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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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네트렙코안나 네트렙코


“새로운 장소를 찾고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하는 것 모두가 제 음악의 일부가 되죠. 한국에서 제가 준비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대되네요.”

‘21세기의 마리아 칼라스’로 불리는 세계 최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4)가 오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첫 무대에 오른다. 네트렙코는 내한에 앞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의 음식을 맛보고 한국 고유의 색채가 묻어나는 것들을 살펴봄으로써 예술적 영감을 얻게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첫 방문에 대한 설렘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러시아 출신의 네트렙코는 출중한 가창력과 화려한 외모, 뛰어난 연기력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를 정복한 성악가다. 그녀가 2005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라 트라비아타’ 실황은 지금도 전설로 불릴 정도. 붉은 드레스를 입고 도발적으로 노래하는 당시의 넵트렙코는 비올레타의 현신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그녀의 미모와 화제성은 예전 같지 않지만, 성악가로서의 기량과 여유는 오히려 지금이 월등하다. 네트렙코 자신도 “데뷔 초에는 오히려 내게 완벽하게 어울리지 않았던 곡들을 많이 불렀던 것 같고, 그래서 공연 후 찾아오는 신체적 피로감을 어떻게 극복할지 몰라 고생하기도 했다”면서 “많은 경험을 거친 지금이야말로 여러 상황에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는 적절한 시점에 휴식을 취하고 고난도 작품을 잇달아 부르지 않도록 레퍼토리를 구성하는 등 스스로를 관리하는 일에 능숙해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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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는 배역이 달라진 것도 최근의 변화다. 네트렙코는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듦에 따라 달라진 목소리에는 무겁고 격정적인 인물이 더 적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예전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등 아름답고 천진난만한 소녀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요즘은 ‘멕베스’의 ‘레이디 멕베스’, ‘일 트로바토레’의 ‘레오노라’ 등 진지하고 극적인 역할에 도전하는 중이다. 네트렙코는 “나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일이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더 많은 힘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나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도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단련과정이 내 목소리와 음악성을 지금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넘게 성악가로 활동했지만 ‘나의 음악경력이 정점에 올랐느냐’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완벽해 보일지라도 언제나 개선의 여지는 있다. 늘 새로운 작품, 음악, 역할을 발견하고 탐구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것이다. 그런 도전이 없는 삶이란 생각만으로도 지루하다”고 덧붙였다.

넵트렙코는 오는 12일 공연에서 오케스트라 반주의 리사이틀 형식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오페라 전막 공연이 아니라 아쉽지만 네트렙코가 오페라에서 어떤 배역을 맡아 어떤 성격의 노래를 부르는지를 실제로 들을 기회다. 레퍼토리는 ‘일 트로바토레’ 중 레오노라의 아리아,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 등 서정적이면서 드라마틱한 배역을 담당하는 네트렙코의 매력을 낱낱이 보여줄 곡들로 꾸려졌다. 공연에는 네트렙코의 남편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도 함께한다. 특별한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앙상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주는 쟈데르 비냐미니의 지휘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나선다. 7만원~35만원. (02)599-5743

사진제공=빈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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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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