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시중은행 '선박펀드' 부담 늘어날 듯

산은 등 국책기관 투자 감소분 떠안아… 이르면 내주 MOU

해운사의 선박건조 지원을 위해 이달 발족하는 선박펀드에 대한 시중은행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지원으로 자금 여력이 줄어든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의 투자분을 줄였기 때문이다.

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박펀드 조성 태스크포스(TF)는 국책금융기관의 후순위투자 비중을 전체 조성액의 40%에서 30%로 줄이기로 확정했다. 전체 선박펀드 조성액 1조4,000억원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4,200억원에 대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2,100억원과 1,050억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1,050억원은 자산관리공사와 산은캐피탈이 투자한다. 관계기관은 이르면 다음주 중 분담비율 및 펀드 운용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총 1조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해운사의 선박건조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에서는 국책금융기관 40%, 해운사 10% 비율로 후순위투자에 먼저 참여한 후 나머지 50%는 시중은행을 비롯한 일반 기관투자가들을 선순위 투자자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국책금융기관의 투자비중이 축소된 것은 최근 대기업 부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산은과 수은의 자금 여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장 이들 국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5조2,000억원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책금융기관의 투자규모가 10%(1,400억원) 줄어들게 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규모의 펀드 조성을 위해서는 시중은행이나 일반기관이 추가로 그만큼을 부담해야 한다. 펀드 조성 TF 관계자는 "국책금융기관의 비중을 줄인 것은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도 일부 있지만 논의해본 결과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받는 선순위 투자가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어 시중은행의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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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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