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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 대한 인간의 통쾌한 반격이었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이세돌 9단이 3연패 끝에 AI 알파고를 눌렀다.
4국은 이 9단이 두 귀를 점령하고 좌변과 우변에도 집을 마련하는 실리작전을 펼쳤고 알파고는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집을 만들었다.
승부처는 중앙이었다. 난전을 거듭하는 대국은 후반 들어 완벽하다는 알파고가 중앙 전투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수를 남발하면서 판세가 이 9단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어 알파고는 중앙의 약점을 보강하지 않은 채 좌하귀에도 뜻밖의 끼우는 수까지 뒀다.
물론 이 과정에 이 9단의 78번째 신의 한 수가 있었다. 김영삼 9단은 "역대급 묘수"라고 감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글이 일부러 져주는 게 아니면 알파고에 에러가 생겼다는 의문이 일기도 했다.
알파고는 이날 대국 초반 사흘 전 열린 제2국과 똑같이 포석을 펼쳤다. 2국과 마찬가지로 4국에서 흑을 잡은 알파고는 첫수에 우상귀 화점, 3수째는 좌상귀 소목을 뒀다. 11수까지 똑같은 '흉내바둑'을 하던 알파고는 이 9단이 백 12수로 한 칸 벌림이 아닌 중앙 입구 자로 대응하자 수순을 바꿔 하변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알파고가 흉내바둑을 두자 '이기는 전략에 일정한 패턴이 정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