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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가 벌이고 있는 세기의 바둑 대결은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수준을 전 세계에 보여준 일대 '사건'이다.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인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대국은 인류에게 큰 충격파를 던졌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찌감치 '서울포럼 2016'의 핵심 주제 중 하나로 AI를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온 것도 AI 혁명이 인류의 삶과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뉴 노멀'로 통칭되는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성장절벽'에 봉착한 한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려면 AI·로봇 기술을 활용한 신산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올라타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바탕에 깔려 있다. 여기에 인류를 위한 미래 산업이자 국내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바이오 분야가 어디까지 진화·발전할 수 있을지도 중점적으로 다루는 등 '서울포럼 2016'은 한국은 물론 인류의 미래를 조망하는 전례 없는 대토론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 유통부문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주제를 다루는 '서울포럼 2016'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현시점에서 가장 적절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AI·로봇·바이오가 이끈다='서울포럼 2016' 메인 세션의 처음과 끝은 AI와 바이오가 담당한다. 포럼의 핵심인 세션의 처음과 끝을 AI와 바이오로 정한 것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면서 우리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AI가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관련 기술은 이미 인간의 삶의 영역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 로봇이 대표적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 팔이 제품을 생산하고 병원에서는 인간을 대신해 정밀한 수술을 맡아 진행하는가 하면 인공지능 컴퓨터가 그동안 축적한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진료를 보고 있다. 무인항공기(드론)도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드론의 경우 지금은 항공촬영이나 택배 배송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인간을 태우고 비행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 결정을 하고 펀드를 굴린다.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도 진화를 거듭해 치매 예방을 위한 실버케어는 물론 은행·음식점에서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이처럼 각 분야에 활용되면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AI·로봇 혁명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도 인류·지구를 위한 미래 산업이다. 신약 개발은 물론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첨단 헬스케어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질병 퇴치와 수명 연장의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전자·자동차는 물론 철강·조선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주력 산업이 후발 국가의 추격과 공급 과잉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 산업이 국부를 늘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와 권세창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등 바이오 분야 최고경영자(CEO)와 연구개발자 등이 두루 연사로 나선다.
◇자율주행차·드론·VR, 글로벌 선두 돼야='서울포럼 2016'의 두번째 세션이면서 핵심 논의과제 가운에 하나는 자율주행차, 바로 스마트카다. 올 초 있었던 'CES 2016'의 화두였던 스마트카는 4차 산업혁명으로 각광을 받는 분야다. 스마트카는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삼성과 LG그룹도 관계가 깊은 분야로 우리나라의 핵심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다. '서울포럼 2016'이 스마트카에 관심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션에서는 스마트카 전문가인 라울 로하스 베를린자유대 교수와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 등이 나서 스마트카의 미래를 다룬다. 임 소장은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 도로 시연에 나선 인물이다.
'서울포럼'에서는 웨어러블과 가상현실(VR)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한다. 웨어러블은 의료목적 기기부터 군사용까지 다양한 쓰임새가 있고 VR는 올해 있었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주인공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웨어러블과 VR,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대할 수 없는 분야다. 드론과 로보 어드바이저도 '서울포럼'의 논의주제다. 양적 측면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는 드론은 우리가 재빨리 따라잡아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자국 드롭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행사에 연사 등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금기시할 정도로 '기술 단속'을 엄격히 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핵심 테마다. 벌써 로봇에 의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AI와 로봇,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이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서울포럼'이 4차 산업혁명의 길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