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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박정욱(사진)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KGC인삼공사가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업계 최초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 대표 취임 이후 대표 브랜드인 '정관장'이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숙취해소 음료와 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면서 토종 건강식품 전문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매출 9,178억원에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12.9%, 17.3% 신장했다. 2011년 매출 9,400억원대를 기록한 뒤 경쟁사의 공세에 한풀 꺾였던 실적을 4년 만에 회복한 것이다. 시장 포화에 접어든 홍삼 제품도 지난 설 선물세트 주문량이 예년보다 20% 가량 증가하는 등 올해 매출이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KGC인삼공사가 그간의 부진을 털고 성장가도를 달리는 배경으로 박 대표의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꼽는다. 박 대표는 1989년 KT&G 입사 이후 마케팅기획부장, 마케팅본부장, 국내사업부문장 부사장 등 요직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홍삼 제품인 '정관장'을 앞세워 국내 1위 브랜드로 키워냈다. 젊은 세대를 위한 대표적인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자리잡은 'KT&G 상상마당'과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강타한 '홍삼정 에브리타임 골프 에디션'도 그의 작품이다.
홍삼 일변도를 벗어난 사업다각화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 취임 이후 KGC인삼공사는 홍삼 부산물로 버려지던 홍삼박을 활용한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지니펫'을 내놨고 숙취해소 음료 '삼육구'까지 선보였다. 최근에는 홍삼 성분 프리미엄 화장품인 '동인비' 전담팀을 브랜드 출범 4년 만에 정비해 적자 덩어리였던 KT&G라이프앤진 살리기에도 나섰다.
KGC인삼공사가 승승장구하면서 박 대표의 '따뜻한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박 대표 취임 이후 KGC인삼공사 내부에서는 실적 제일주의를 우선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박 대표는 평소 직원들과 티타임을 수시로 갖는 등 소통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도 "수익을 내는 것도 좋지만 끝까지 무탈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존재 이유는 실적이지만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이 때문에 KGC인삼공사가 올해 건강기능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지난해 취임식에서도 박 대표는 "1∼2년 내 건강기능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내와 달리 최근 부진에 빠진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