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홍대 서교동 카페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로게이머 홍진호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프로게이머 홍진호 씨가 알파고와 스타크래프트로 겨루면 인간이 압승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15일 서울 서교동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홍 씨는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전략보단 순간마다 발휘하는 상황 판단력이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서는 인간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구글이 알파고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게임을 테스트베드로 훈련 중이며, 스타크래프트에 알파고를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이어 “스타크래프트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직관과 창의의 영역이 더 중요하며 인간의 능력이 더 잘 발휘될 수 있다”며 “스타크래프트도 사람이 만든 게임이므로 결국 컴퓨터가 입력하지 못한 부분에서 약점을 찾아 공략한다면 맥없이 끝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래프트는 감정 변화가 적을수록 승률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바둑 경기에서도 인공지능은 인간만이 지닌 감정이 없기 때문에 우세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감정이 없는 기계와의 대결에 대해 그는 “(스타크래프트는) 원래 인공지능이 탑재된 컴퓨터와 대결을 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사람과 대면하면서 겨루는 바둑과 달리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경우가 적다”며 “인간의 약점이라고 말하는 멘탈, 감정 컨트롤을 하는 면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알파고가 난리다. 여기저기 파고파고 알파고! 나중에 스타가 알파고로 나온다면 꼭 내가 나가서 인간계의 압승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만일 알파고가 대결을 요청하면 응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이다. 그런 기회가 있다면 꼭 겨뤄보고 싶다”며 “아마 저를 비롯한 프로게이머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고 모두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승부욕을 나타냈다.
/정수현·정가람기자 value@sed.co.kr·garamj@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