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김승열의 Golf&Law] 바둑엔 알파고, 골프엔 엘드릭

<54> 골프로봇과 멋진 라운드를

스포츠계도 AI·로봇 관심 높아

로봇 엘드릭, 피닉스오픈서 홀인원

동반자 감정 읽는 로봇 나올 수도

엘드릭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차세대 플랫폼이 가상세계라고 한 바 있다.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현실 세계에서는 인간과 인조인간이 공존하는 시대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소프트웨어에 로봇이라는 하드웨어를 입힌 것이 인조인간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도 열렸다.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실력을 보여줬다.

바둑뿐 아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골프로봇 엘드릭이 파3인 16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고 한다. 축구에서도 로봇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의 슈팅을 세 차례 중 두번 막아내는 등 스포츠계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인간이 골프로봇과 함께 경기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한 영화에서는 인간이 프로그램 속의 여성과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내비게이션 음성을 내는 소프트웨어가 주인공이다. 이 여성(?)은 슈퍼컴퓨터의 기능으로 상대방의 미묘한 감정과 욕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어루만져주기 때문에 주인공은 심지어 친구 커플과의 모임에도 함께 나가 데이트를 즐기기까지 한다.

이 같은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달로 인간은 어느 정도 위협감이나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인공지능의 영향으로 오는 2020년까지 인간 일자리 510만개가 사라진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어쩌면 인간 골퍼보다 자신의 미묘한 감정을 잘 읽어주며 함께 라운드하는 로봇 골퍼가 개발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완벽하게 반응하는 로봇이 복잡한 감정의 소유자인 인간보다 더 선호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사람뿐 아니라 로봇과의 경쟁에서도 생존 위협을 받는 상황이 다가오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러나 미래는 불확실하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부정적이기도, 한없이 긍정적이기도 한 것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어차피 자기 경쟁력은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은 더 많은 동반자와 좀 더 오래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스스로 수양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 리걸센터 대표·카이스트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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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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