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 신임 임원들 현대차 공장 첫 방문… 협업 가속페달

차부품서 소재개발·인사교류까지 결속 강화


LG그룹 신임 임원들은 지난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견학했다. 그룹에서 진행하는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원하는 임원이면 누구나 신청하고 공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방문한 임원 규모는 수십명 수준이었다. 신임 임원들은 LG그룹 계열사가 공급한 부품이 다수 사용되는 특정 차종의 의장 라인 등을 둘러봤다. 또 선적장에 들러 수출을 위해 생산 후 대기하고 있는 차량 등을 살펴봤다.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일부 LG그룹 임원들은 "현대차의 사업규모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컸다" "선적장에 대기하고 있는 물량을 보면서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실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LG그룹 신임 임원들이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현대차와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융합 시대를 맞아 자동차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LG그룹과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그룹 간 협업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차량부품부터 차체소재 공동개발, 인사교류까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임 임원들이 그룹 내 계열사 공장이 아닌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것은 갈수록 협업관계가 강화되는 LG그룹과 현대차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잘 보여준 예"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자동차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생산 800만대 돌파를 비롯해 미국·중국·체코·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주요 거점에 생산라인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LG그룹 내 LG전자는 전장사업에서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할 만큼 미래 자동차 시장 부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화학의 친환경차 배터리 부문 역시 주요 글로벌 기업이 공급받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 간의 협업은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2009~2010년을 전후해 생산한 아반떼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등에는 이미 LG화학의 친환경차 배터리를 사용했다.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친환경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 역시 LG화학 배터리를 쓴다. LG전자와 현대차는 부품 및 소프트웨어 공급 외에도 최근 자동차 융합 연합체를 함께 조직해 미래 자동차를 연구하고 있다. LG전자 가전매장 주차장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됐다. 현재 10여곳이며 전국 30여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LG하우시스는 현대차와 함께 자동차용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의 고급 세단 제네시스 내비게이션에는 LG에서 공급한 제니비 소프트웨어가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기아차 일부 차종에 계기판용 LCD 패널 등을 공급한 바 있다. 또 플라스틱 OLED, 3단 곡면 차량용 LCD 등 핵심 제품 개발을 통해 앞으로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임원들은 대부분 현대·기아차의 차량을 탄다. 현대차와 LG그룹은 2일 '에코-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2012년 이후 벌써 네 번째 업무협약이다. LG그룹 임직원들은 연말까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카를 현대차 임직원처럼 특별조건으로 살 수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LG가 삼성보다 규모도 4배 정도 더 크고 전장에서 친환경차 배터리 등까지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어 현대차와 협업이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삼성과 현대차는 재계 1위와 2위로 경쟁구도인데다 삼성은 자율주행차로 지향점이 달라 주로 LG와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김현진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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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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