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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17일 낙폭은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 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3원30전 내린 1,18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워 20원 떨어진 1,173원30전에 장을 마쳤다. 이는 연중 최저점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수준을 뛰어넘는 '비둘기파'의 면모를 드러내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고개를 들며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없었다면 원·달러 환율의 낙폭은 20원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라는 시장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딜러는 "1,173원에서 하단이 지지된 것을 보면 장중 속도 조절을 위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사라지면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의 유동성이 많은 상황이라 계속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원·달러 환율 1,150원선에서 저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당분간 환율은 하락 압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