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정구현의 승마속으로] 하나 둘 셋… 발걸음 세며 균일하게 턴~

<27> 꼬불꼬불 S자 만들기

방향전환 구간 8자 운동보다 짧아 말 다리 엉키지 않게 직진 후 회전

익숙해지면 S 궤적 좁혀가며 연습

변곡점에 이르기 전 잠시 직진(직선 표시 부분)을 한 뒤 방향을 바꿔 걷도록 한다.

보다 자유롭게 마장을 누비기 위해 이번에는 반원의 연속인 S자 만들기를 해볼까요. S자 만들기는 스키의 회전과 비슷해 보입니다. 말을 타고 균등한 크기로 S자 그리기를 연습하면 말과 기승자 모두에게 참 좋답니다. 전문용어로는 3만곡·4만곡이라고 합니다.

S자 만들기 역시 8자 운동처럼 문제가 되는 것은 방향 바꾸기입니다. 느린 평보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궤적을 그리는 게 다소 수월하지만 속도가 빨라지고 반동이 커지는 속보에서는 쉽지 않답니다. 반원을 그리고 어느 정도 직진하다가 다시 다른 방향으로 반원을 그릴 때 기승자는 자신의 중심을 점검하고 갑자기 늘어날 수 있는 고삐를 순발력 있게 정리해야 합니다. 또 머릿속으로는 앞으로의 궤적을 생각하면서 반원을 계속 같은 크기로 연결해가야 합니다. 우선 자신이 그릴 수 있는 큰 S자를 천천히 그려봅니다. 처음에는 그리려는 궤적도 찌그러지고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곡선을 그려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하지만 연습을 할수록 '이 정도 가다가 턴을 하면 되겠지' 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생길 겁니다. 스키에서는 균등한 턴을 만들기 위해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며 일정한 타이밍에 방향을 바꿉니다. 승마에서도 말의 발걸음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속으로 숫자를 센 후 방향을 바꾸면 균등한 S자 그리기가 가능하겠지요.

S자의 가운데인 변곡점 부분에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구간이 짧아 어느 순간에 바꿔야 할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보통 반원의 중간쯤에서 바꿀 지점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경험으로 볼 때 돌아야 할 구간이 어느 정도 다가오면 미리 고삐를 꽉 쥐고 말에게 먼저 인식을 시키는 게 좋습니다. 말은 예민해서 고삐를 꽉 쥐는 것만으로도 "이제 곧 반대 방향으로 갈 거야"라고 알아듣습니다.

방향을 바꿀 때는 구보인 경우 8자 운동에서처럼 발을 바꿔 걷는 답보변환이나 잠시 직선으로 걷다 방향을 전환하는 심플 체인지 기술을 써야겠지요. 여기서도 좀 더 쉬운 심플 체인지를 권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말의 능력과 예비 과정을 항상 먼저 생각하면 훨씬 좋아질 겁니다.

익숙해지면 간격을 좁혀 연습합니다. 그만큼 말이나 기승자의 여유가 줄어들고 좀 더 빠른 준비와 간결한 신호 전달이 필요하죠. 속도와 리듬이 빨라지거나 궤적이 작아진다면 기승자가 더 세밀하게 신호를 줘야 합니다. S자 그리기에서도 시선과 다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목표한 지점에서 제때 돌기 위해서는 푯말 같은 목표를 정하고 포인트를 보며 진행하도록 합니다. 말이 사선으로 가거나 원호가 찌그러지는 것을 막으려면 양쪽 다리의 힘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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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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