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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걸 찾는 여정이 삶의 공부라고 했다. 또 '안티고네'는 인간이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가치들, 이것들을 위대한 작가들은 모두 공부를 통해 실천했다. '내가 사랑한 유럽'의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정여울이 신작 '공부할 권리'를 펴냈다. 공부할 권리는 이제 진짜 공부를 시작하려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프레임을 제공하는 인문학선언이 될 것이다. 책은 마르크스에서 지그문트 바우만까지, '리어왕'에서 '이방인'까지 저자가 종횡무진 횡단했던 책 읽기를 삶의 지도에 그려넣고 있다. 또 책은 총 5부로 구성됐으며 70장의 카드뉴스가 감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1부 '인간의 조건' 중 '소로와 함께 걷는 마음의 오솔길' 편은 시간과 속도에 대해 강박증을 앓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여유를 선사한다. 이것이 인문학의 힘이자 소중함이다. "나만의 속도, 나만의 깊이를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 누구도 나를 추월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이 있다. 천천히 걷는 것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 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