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라질 정국 안갯속으로

대법 룰라 수석장관 임명 제동… 호세프 '탄핵 돌파 카드' 무산

모랄레스 등 남미 좌파지도자, 호세프 정권 공개지지 선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정국 돌파를 위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한 '방탄입각' 카드가 법원의 반대로 또다시 벽에 부딪쳤다. 룰라 전 대통령의 입각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브라질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의 수석장관 임명을 유예하고 비리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으라고 명령했다. 지우마르 멘지스 대법관은 "룰라가 수석장관으로 임명됨으로써 비리 관련 수사를 받지 않는 것은 헌법남용"이라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룰라의 수석장관 임명이 적법하다는 연방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연방법원은 룰라의 수석장관 임명이 부당하다며 효력정지 결정을 내린 지역 연방법원의 결정을 기각했다. 룰라의 입각을 놓고 법원 판결이 며칠 사이 두 차례나 뒤집힌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고위직 인사에 개입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룰라 전 대통령을 비리 수사에서 면책해주는 대신 탄핵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호세프 대통령의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브라질 하원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탄핵절차에 돌입했으며 브라질 내에서는 친정부시위와 반정부시위가 연일 격화하며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호세프 좌파정권이 위기에 몰리자 남미 좌파 지도자들은 호세프에 대한 공개지지를 천명하고 나섰다. 강경좌파로 꼽히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인 19일 "남미국가연합은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지해야 한다"며 긴급회의 소집을 제의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남미국가연합이 정치적 위기에 몰린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도 남미국가연합 임시의장 명의로 성명을 내 호세프 지지를 선언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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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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