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서울경제TV] 한화생명 임원진 잇따른 자사주 매입… 왜 사나

"자사주 매입, 한화건설 자금 마련 목적” 분석에

임원진 “자사주매입, 책임경영 의지표현일뿐”

한화생명 주가 높으면 EB 통한 자금조달 유리

한화생명, 대규모 배당 통해 계열사 자금공급해와





[앵커]


한화생명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외적으로 내세운 주가 부양 명분의 속내는 사실, 계열사 자금지원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보경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화생명의 차남규 사장을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최근 자사주를 계속해 사들이고 있습니다.

차 사장은 지난 2월 29일 한화생명 주식 1만2,000주와 7,620만원어치 매입한 것을 비롯해 8명의 한화생명 임원이 총 2만9,050주, 2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였습니다.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매입에 나서는 것에 대해 한화생명은 책임경영의 의지 표현 차원이라며 임원진 전체가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회사가 주장하는 책임경영은 허울 뿐 속내는 한화건설의 경영자금 마련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까닭은 한화건설이 보유 중인 한화생명 주식을 이용해서 대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B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채권자가 교환을 원하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제 3의 기업 주식을 특정가격에 교환해주기로 하고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즉 한화건설이 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보유하고 있는 22%의 한화생명 주식에 대해 특정 가격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채권자에게 주겠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주목할 점은 한화건설이 EB를 발행할 때에는 한화생명의 주가를 높이는 것이 금리나 규모 등 자금조달에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화생명의 주식 100주를 가지고 EB를 발행할 때 한화생명의 주가가 4,000원이라면 40만원을 조달할수 있는 반면, 주가가 6,000원으로 올랐을 경우 60만원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한화생명이 계열사인 한화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경영진이 나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금융업계 관계자

“자사주를 사게 되면 주가에 호재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인거니까요. 주가가 오르면 발행하는 시점에서는 발행사는 상대적으로 좋죠. 똑같은 수량으로 많은 금액을 조달할 수 있는 거니까요.”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을 통해 한화건설에 대해 측면지원에 나서는 것은 한화건설이 재정적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화건설은 2002년 ㈜한화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처음으로 최근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정황 때문에 이번 한화생명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그룹 차원에서 한화생명을 통한 한화건설 지원이라는 포석이 깔린 것이 아니냐 지적입니다.

그동안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내 계열사들의 자금 조달 창구역할을 톡톡히 해 왔기 때문입니다.

한화생명은 2014년 1,500억원에 가까운 현금배당을 실시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도 1,350억원의 배당을 결정하는 등 매년 거액의 배당금을 통해 그룹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한화생명은 “올해 자산 100조를 돌파하면서 대표이사와 임원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내고자 시기와 금액 등은 자율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경제TV 이보경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이보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