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력사업은 갈수록 쇠퇴기, 신사업은 여전히 검토만

모든 제품은 생물처럼 수명주기가 있다. 대개 신제품이 시장에 진출하는 도입기, 수요가 급상승하는 성장기, 수요가 둔화하면서 절정을 맞는 성숙기, 수요가 감소하는 쇠퇴기의 4단계를 거친다. 매출은 성숙기에 최고조에 달하지만 이익률은 그 전에 줄어들기 시작한다. 기업은 제품의 동향을 잘 파악해 최소한 쇠퇴기에 이르기 전에 신제품을 출시해야 매출과 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1일 300개 수출 주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우리 기업이 제품수명은 다해가는데 신제품을 준비하지 못해 미래가 어둡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6.3%가 주력제품의 수명주기에 대해 매출확대가 더디고 가격과 이익은 떨어지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기업은 12.2%로 10곳 중 8곳(78.5%)의 매출과 이익이 정체 또는 쇠퇴기에 진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부분 신사업은 의욕만 있을 뿐 준비하지는 못했다. 10곳 중 9곳(86.6%)이 "신사업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이들의 추진단계는 구상(9.3%) 또는 검토(56.6%)가 절반을 훨씬 넘는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이 주로 추진하는 신사업이 사물인터넷·드론·3D프린팅·인공지능 등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력 분야라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기업은 이미 이들 분야에서 혁신적 제품을 상용화하는 단계를 밟고 있으며 중국마저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산업일수록 시장 선점이 중요한데 우리는 저 앞에 뛰어가는 외국 기업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직 출발선에 서지도 못했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그들을 따라잡겠는가. 기업들은 신사업의 수익성이 불투명하다고 하소연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도저히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격차만 벌어질 뿐이다. 신사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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