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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이 활동범위가 국내를 벗어나 국제무대까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화 총수일가 3세 중에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올 들어 김 부실장이 주요행사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그룹 내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일 중국 하이난다오 보아오 국제회의센터에는 김 부실장을 비롯해 아리프 아미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대표와 중국 4대 포털 사이트 '왕이'의 창업자인 딩레이 넷이즈 그룹 회장,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징시엔동 대표 등 세계 정치·사회·문화·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젊은 리더들이 모여들었다. 보아오포럼의 부대행사인 '영리더스라운드테이블(YLR)'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거리에 대한 재정의'를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에서 김 부실장은 유창한 영어로 "모바일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관계의 핵심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첨단기술의 발전은 사회구성원이 함께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실장을 비롯한 패널들은 1시간30분간 모바일 기술발전과 관계에 대해 자유토론을 펼쳤다. 이번 토론 장면은 중국 국영방송사인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한국인 가운데 YLR 세션 패널로 초청받은 사람은 2010년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김 부실장은 이번 포럼 기간 중 중국 알리페이로 유명한 앤트파이낸셜과 중국 5대 보험사인 안방보험 대표 등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 친분을 쌓았다.
앞서 21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한화생명과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인 이다그룹 간의 스타트업(창업기업) 육성·지원 양해각서(MOU)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김 부실장은 이다그룹 2세 경영인 쑨퉁민 대표와 지난해 말 만나 스타트업 육성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김 부실장은 주로 국내에서 활동했다. 현재 소속된 계열사 한화생명의 주요 사업기반이 국내인 이유도 컸다. 그러나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국제무대 신고식을 치른 뒤 이번 보아오포럼에서는 YLR 공식 패널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부실장이 현재는 핀테크와 스타트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룹 내 비중이 점점 커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