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증권사 10년 최장수 CEO탄생…한투증권 유상호사장

2007년 최연소 CEO 선임 이후 9연임 성공

4년연속 순이익 1위…"1등 증권사 만들었다"

임종룡 "장기전략문화 확산계기"

황영기 금투회장 "좋은 선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증권업계에 최초로 10년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유상호(56)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아홉 번째 연임에 성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최장수 CEO 기록을 경신했다. 증권업계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이 3년 남짓이라는 점에서 유 사장의 이번 연임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유 사장 재선임안을 정기주주총회 자리에서 통과시키고 유 사장에게 다시 회사의 지휘봉을 맡겼다. 유 사장은 지난 2007년 47세 업계 최연소 CEO에 오른 이후 장수 CEO 타이틀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10년간 한국투자증권을 괄목할 만하게 변화시켰다. 유 사장은 주총 직후 “한국투자증권을 업계 1등이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출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한 시간을 보냈다”며 “1등의 경험은 떨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 직원들과 함께 더욱 분발해왔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2014년까지 4년 연속 증권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도 2,8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상위권을 유지했고 주식위탁영업과 투자은행(IB) 부문, 자산관리(WM) 부문 등 전 분야의 고른 실적을 바탕으로 홍콩 경제지 아시아머니지의 4년 연속 9개 전 부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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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재선임 첫 번째 과제는 현대증권 인수와 합병 후 안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실적과 규모 모든 면에서 1위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올해 말로 예정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증권사 최장수 CEO 탄생에 금융당국 수장도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증권사의 발전전략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수립돼야 한다”며 “장기 연임하는 CEO의 탄생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증권사들의 발전전략이 수립되는 시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임 위원장은 “증권사 한 곳의 장기 연임만으로 국한될 게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좋은 선례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장수 CEO일수록 회사 실적이 좋다는 것은 세계적인 기업에서도 입증된 일”이라고 환영했다. 황 회장은 “증권업은 상대적으로 부침이 있어 어려운데도 CEO가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다른 업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며 “금융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유 사장 같은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2002년 메리츠증권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으로 옮기면서 한국금융지주의 창업자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의 첫 만남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손꼽는다. 당시 김 회장은 ‘유 사장이 결국 우리 식구가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직 후 불과 5년 만에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CEO가 됐다. 유 사장이 최근 읽고 있는 책도 2월 출간된 ‘김재철 평전’이다. 김 회장은 ‘사장은 더 알아야 하고, 더 노력해야 하고, 더 희생해야 한다’고 책에 기록해뒀다. 유 사장이 10년 장수 CEO시대를 열 수 있는 배경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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