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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IFA 성공의 열쇠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한국의 금융 환경이 빠르게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펀드·보험 슈퍼마켓이 열렸고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조만간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 채널이 발달하면 가입이 편리해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날로 복잡해지는 금융투자상품을 개인이 스스로 선택하는 우려도 있다. 금융상품의 특성을 속속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인은 결국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금융위원회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IFA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금융권에 대한 고객의 불신은 금융회사가 고객에 대한 배려보다는 당장 작은 이익에 집착한 탓이 크다. 소비자가 싸고 품질 좋은 물건을 찾는 것이 당연하듯이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골라달라는 고객의 기대를 저버리고 수수료가 큰 상품을 먼저 권유했다는 점이다. 금융판매사는 고객의 자산을 불려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데 수수료를 챙기려는 욕심에 손실을 낼 때가 많았다. 고객은 배신감을 느껴 떠나고 영업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탐욕에 눈이 멀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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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는 금융판매사로부터 독립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판매자의 대리인이 아닌 구매자의 처지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IFA가 판매에 대한 대가를 직접 받는 구조가 되면 고객은 위험에 빠진다. 수수료가 많은 금융상품을 권유 할 가능성이 높다. 의약분업의 핵심은 처방하는 의사와 약을 짓는 약사의 이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금융상품을 권유하는 IFA에게 금융상품을 제조하는 판매사가 수수료를 지급해서는 안된다. 고객이 IFA에 적정한 자문료를 지급하면 된다.

금융회사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으로 수수료 치르는 것을 아깝게 여기는 고객이 많다. 이는 사실 더 큰 손해를 보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급한 수수료만큼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생각을 하는 편이 좋다. 물론 IFA는 자신이 받는 수수료에 대해 고객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자금을 불려줄 방법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근 출시된 ‘로보 어드바이저’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인공지능은 적어도 수수료를 챙기려고 부적절한 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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