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IS 核시설 노린 듯" 核 테러 현실되나

核 연구원집 촬영 영상 발견

방사성 폭탄 개발 모색 증거로

美 "추가 테러 준비 정황 포착"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벨기에 내 핵시설을 노리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핵 테러’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구나 유럽에 IS 조직원 수십 명이 남아 추가 테러를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돼 유럽 내 테러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벨기에 연방 검찰이 지난달 파리 테러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중 IS 조직원들이 벨기에 핵연구센터 고위관계자의 집을 10시간 정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비디오 촬영자는 브뤼셀 테러에서 자벤텀 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리고 숨진 이브라힘·칼리드 엘바크라위 형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정보당국은 해당 비디오테이프가 IS가 ‘더티밤(Dirty bomb·방사성 물질을 폭발물에 섞어 광범위한 타격을 노리는 폭탄)’을 만들거나 직접적인 핵시설 타격을 모색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벨기에는 1975년 운영을 시작한 도엘 원자력발전소를 여전히 가동하는 등 노후 원전이 많아 조직적인 테러 위협에 매우 취약하다. 핵테러 전문가인 톰 자우어 앤트워프 대학 교수는 WSJ에 “벨기에는 원자로 7기가 최소 30년이 됐다는 점에서 매우 취약한 목표”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 연방원자력규제청(FANC)는 테러발생 당일인 22일 원자력발전소 2곳 내 비핵심 인력을 철수시키는 등 테러에 대한 경계를 계속하고 있다. 벨기에 전력회사인 엘렉트라벨은 23일 경찰과 군이 배치된 상황에서 검문검색을 거친 뒤 해당 발전소에 인력을 복귀시켰다.

관련기사



이러한 핵시설 정보가 유럽에서 활동하는 IS 조직원들에게 흘러들어 갔을 경우 벨기에와 독일, 프랑스 등 인접 국가는 심각한 핵 테러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대테러당국은 인터넷 감청, 인적정보, 데이터베이스 추적 등으로 정보를 수집한 결과 수십 명에 이르는 IS 조직원들이 다수의 공격 목표를 정해 추가 테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브뤼셀 테러를 저지른 범인들의 은신처로 사용되던 아파트에서도 잠재적 목표를 표시한 지도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벨기에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IS 잔당을 쫓으며 추가 테러를 저지하는 데 수사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벨기에 연방검찰은 이날 브뤼셀 중심가와 스하르베이크 지역에서 22일 발생한 테러 관련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벨기에 현지 매체는 25일에도 경찰이 브뤼셀의 숲지대에서 한 명을 추가로 체포했으며, 이 사람이 공항CCTV에서 자폭한 테러범들과 함께 영상에 찍힌 사람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날 유럽 정보당국과 공동작전을 펼친 끝에 파리 외곽의 아르장퇴유에서 테러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이번 작전으로 “진전된 단계의 테러 음모”를 저지했다고 설명했다고 프랑스 방송매체인 프랑스24는 보도했다.

독일 경찰도 브뤼셀 테러와 연관된 2명을 체포했다고 독일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벨기에 경찰들이 스하르베이크지역에서 브뤼셀 테러 관련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캡쳐벨기에 경찰들이 스하르베이크지역에서 브뤼셀 테러 관련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캡쳐




연유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