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인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1번이라 다행이네.” 지난 22일 판교의 경로당에서 한 할머니가 권혁세 후보에게 건넨 말이다. 김병관 후보는 거리에서 “정말 맘에 드는데 딱 하나가 맘에 안 든다. 왜 더불어민주당이냐”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분당갑은 야권 후보에게 험지다.
다만 분당갑 시민들이 새누리당 공천 논란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권혁세 후보에게 약점이다. 민심은 앞서 공천에서 탈락한 이종훈(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이 ‘핍박당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한 시민은 “이한구 하는 꼴 보고 ‘이건 아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늙은 놈들 싸움만 해 갖고 안 된다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세 후보가 모두 공을 들이는 ‘전략요충지’는 판교 테크노밸리다. 민심이 “누가 테크노밸리를 제2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것이냐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관 후보는 벤처기업가 출신이라는 강점을 살려 “테크노밸리를 창업밸리로 만들 것”이라며 “지역활성화가 경제활성화로 이어지는 곳이 분당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권혁세 후보는 ‘테크노밸리 권역별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공약으로 내놓으며 워킹맘들의 표심을 노린다. 박근혜 대통령도 22일 테크노밸리를 방문해 권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염오봉 후보 또한 “IT강국이 되기 위해선 창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테크노밸리의 산업현장과 지역 초·중·고교를 매칭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세 후보는 “판교가 있는 분당갑이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이자 경제 1번지”라며 “경제 베테랑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지역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관 후보도 “꿈이 이뤄지는 분당, 새로운 정치 1번지의 분당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염오봉 후보는 “주거권에 위협을 받는 지역 서민과 자영업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내놨다.
한편 마지막까지 공천이 보류됐던 친유승민계의 이종훈 의원은 지난 24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힘든 시간 깊은 고민 끝에 불출마의 길을 선택했다”며 “부당한 힘에 의해 밀려나지만 깨지거나 변질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분당=박효정기자 j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