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김민의 시시각각] 대한민국의 알콜리즘(alcoholism)

[김민의 시시각각] 대한민국의 알콜리즘(alcoholism)

김민(동시통역사·전 대통령 통역관)




시사평론가시사평론가




대한민국의 술 문화. 자주 접하는 단어이자 적잖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럽지 못한 고질적 문화 중 하나이다.

한국 사회에서 술을 못한다는 것은 특히 남성의 경우 사회성과 인간관계의 결여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술은 건강도 해칠뿐더러, 많은 사회적 범죄와 비도덕적 사건?사고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인간관계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도 술을 마시고,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게 된다.

이따금씩 공인인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공인들의 술로 인한 실수와 수치스러움이 또한 뉴스에 심심찮게 보도되기도 한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들이 피감 기관 근처에서 술로 인한 난동을 부렸다는 낯 뜨거운 소식을 접하기도 하고, 음주 운전으로 인해 본인의 생명을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도 앗아가거나 심신의 상처를 제공하는 뉴스 또한 심심찮게 인터넷과 저녁뉴스를 장식하기도 한다.

일 년에 서너 번 뿐인 명절에 형제와 친지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는 미덕은 사라진지 오래고 술로 인해 재산싸움을 하기도 하고, 언쟁이 폭력으로 변해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무엇이 이토록 대한민국을 술에 취하게 만드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술 문화는 문화적 수준을 뛰어넘어 사회적 폭력과 예방이 필요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이미 오래다.

필자가 겸임교수로 있는 대학에서 요즘 같은 신학기 봄날에 주말 삼아 아이들과 산책을 하다보면 멀쩡한 명문대 대학생들이 대낮부터 캠퍼스 안에서 술에 취해 낯 뜨거운 애정 행각이나 술병을 볼링 핀 삼아 취중 놀이를 하는 것까지 목격한 적이 있다. 초등학생인 필자의 자녀들과 그 광경을 지켜보는 그 시간이 왜 그리 길게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무엇이 대한민국을 이렇게 술 취하게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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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정신에 소통하고 사교하는 것이 왜 밋밋하고 뻘쭘한 환경이 된다는 말인가.

미국이나 호주의 경우, 특별한 구역을 제외하고는 늦은 시간 우리와 같이 술 취해 거리를 방황하는 성인들을 보는 것은 아주 희귀한 경우다. 그들의 문화가 가정과 가족 중심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회적 통념상이나 제도가 늦은 시간 술에 취해 귀가하지 않은채 흥청망청 술에 취하는 것을 어느 정도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인간관계든 비즈니스든 맨 정신에 맑은 영혼을 가지고 진행할 때 약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온전하고 견고한 관계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는 필자도 참 많이도 술을 마시곤 했다.

우리의 문화가 이미 오래 전부터 그러했고, 우리의 아버지들과 할아버지들에게 성장과정에서 환경적으로 습득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직간접적 환경에 노출된 체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특별한 유흥거리나 취미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일종의 성인들이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문화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굳이 그런 비효율적이고 정신적?육적 건강을 해치는 문화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교제하교 어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은 세상에 지금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익명의 알콜중독자들(Alcoholics Anonymous)’ 이라는 비영리를 추구하면서 순수하게 알콜에 폐허와 위험성에 대항하기 위한 단체가 운영되기도 하며, 이미 전 세계 곳곳에 이 단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A.A라는 이 비공식 단체가 자리잡고 있지만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다.

정부에서도 알콜리즘에 대하여 특별한 법적·제도적 규제를 하지 않는 편이며, 국민들 또한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지 받아들이거나 인식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류 회사들만 엄청난 부를 쌓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의 법적·제도적 관심과 규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권력과 정치 자체에 이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술마시는 대한민국, 술에 취한 대한민국, 알콜중독 대한민국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불경기에도 주류회사의 성장과 동반하여 숙취해소 음료회사의 성장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도 깨어있어야 하지만, 대한민국의 음주문화도 이제 깨어나야 한다.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수많은 영역들은 이제라도 술에서 깨어나야 한다. 또한 제대로 된 선진국은 단지 경제성장과 안보만이 탄탄한 국가가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이 올바르게 깨어있어야 함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라도 심각하게 자각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여! 술 취하지 말자!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을 결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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