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애플의 굴욕

美 법무부 "아이폰 잠금해제 성공"...보안 허점 드러내

中선 '아이폰SE' 흥행실패 전망...'스마트폰 강자' 흔들



애플이 안팎에서 굴욕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아이폰 잠금장치를 결국 해제하면서 보안 시스템에 대한 애플의 자부심은 무너졌고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 SE’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외면당하면서 스마트폰 강자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결국 해제된 잠금장치 ‘구멍 뚫린 보안’=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은 애플의 도움 없이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해달라며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 법무부는 “FBI가 애플의 도움 없이도 테러범의 아이폰5C 보안장치를 해제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소송취하 이유를 밝혔다.

법무부는 누구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했는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디지털 보안 전문업체 셀리브라이트가 아이폰 보안장치를 푼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아이폰 플래시메모리를 해체한 후 수많은 복사본을 만들어 암호를 푸는 ‘낸드밀러링’ 방식으로 보안체계를 무력화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소송은 일단락됐지만 보안체계에 구멍이 뚫린 애플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블룸버그는 “FBI가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다는 것은 애플이 그동안 자랑해온 아이폰의 보안이 퇴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해커들이나 보안회사들은 아이폰의 보안을 뚫는 방법을 알아냈지만 애플만 모를 것이라며 애플이 기존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찾아내고 업그레이드된 최신 버전의 문제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아이폰SE’는 출시하자마자 가격 인하 굴욕=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식어가고 있다. 이날 CNBC는 애플이 새로 출시한 중저가 보급형 아이폰SE가 중국 시장에서 과거 다른 아이폰처럼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시 전 예약주문 건수는 340만대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실제 중국 아이폰 공급자들은 아이폰SE가 인기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판매가격을 공급가격보다 낮게 책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아이폰SE에 대해 “혁신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기존 모델과 다른 혁신을 보여줬지만 이번 제품은 혁신은커녕 이전에 사용했던 4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등 성능과 디자인이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이다. 허난성의 한 공급업자는 “아이폰SE는 특별한 혁신이 없는 제품”이라며 “중국 내 공식 판매가격보다 20달러 싸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의 한 암시장 상인도 “이전에는 새 아이폰 모델이 나오면 300달러 가까운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이번 제품은 30달러 정도의 프리미엄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사이트는 아이폰SE를 미국 판매가격인 399달러보다 100달러나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최용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