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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운전 경력 등의 개인정보를 입력하자 가장 저렴한 순으로 자동차보험상품이 나열된다. 하단에 노출된 링크를 타고 들어가거나 텔레마케터와 통화를 하면 상품 가입이 바로 가능하다. 오는 30일부터 서비스되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에서 펼쳐질 풍경이다.
금융위원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는 23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보험다모아 시연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시연자로서 나이와 원하는 담보 요건 등을 입력하자 11개 자동차 보험 상품이 가격순으로 쭉 나열됐다. 각 보험사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상품을 비교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보험다모아에는 손해보험사 13개사 및 생명보험사 23개사 등 총 36개 보험사가 참여했다. 단독실손·자동차·여행자·연금·보장성·저축성 보험 등 6종, 207개 상품이 등록된다. 보험업계는 향후 서비스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 내년 4월까지 온라인 전용상품의 보장범위를 지수화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온라인 보험의 상품별 사업비도 비교하게끔 해 보험사 간 가격 경쟁에도 불을 붙일 계획이다. 단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용 웹 출시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사이트 이용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이트 개설로 '계좌이동제'가 은행권에 불러일으킨 것과 비슷한 파장이 보험업계에도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자동차 보험이다. 여타 보험과 달리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해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보험 갱신 주기도 1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보험 가입자의 42%가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고 있는 등 비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가 높은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보험다모아 접속 고객이 늘어날수록 여타 상품 가입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돼 차후에는 보장성보험으로도 가격경쟁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위원장은 "보험회사들은 그동안 (가격 결정 등과 관련해) 감독 당국만 쳐다봤는데 이제는 시장을 보고 경쟁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보험사들이 좀 더 경쟁하기를 바라며 새로운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구조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은 "온라인의 경우 사업비 부문에서 인하할 요인이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높은 보험상품이 많이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