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여성인재경영대상]채용인원 절반 이상 女 선발...'레이디 퍼스트' 경영

고객 감성까지 충족시켜야

글로벌 시장서 통한다 판단

창사이래 첫 여성팀장 임명

해외지사장 파격적 발탁도

하위직 학비지원·재교육 등

능력개발도 아낌없는 투자

김재수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송은석기자김재수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송은석기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국내 공공기관장 가운데 최장기간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1년 취임해 3년 임기를 채운 뒤 1년 연임을 두 차례 하며 5년째 aT를 이끌고 있다. 그가 취임한 2011년 59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aT의 글로벌 외연이 확대된 데는 김 사장의 확고한 경영철학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aT의 전문 분야인 식음료는 섬세하고 민감한 품목이다. 분유와 유아용 식품은 때로는 감성적인 면까지 충족시켜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여성 인재가 업무 핵심에 꼭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농촌진흥청장으로 지낼 때에도 처음으로 여성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적이 있다. 이 경험은 남자들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분야에도 여성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철학은 지난 2014년 1월 aT의 파격 인사로 나타났다. 김 사장이 창립이래 처음으로 팀장급(외식진흥팀)에 여성을 임명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최초로 여성을 해외지사장(방콕지사장)에 임명하며 글로벌 현장에 파견했다. aT는 여성 직원의 90%가 1999년 이후 입사했는데, 입사 이후 10년이 지난 만큼 업무 전문성에서 두각을 보이는 여성 인력을 사업 최일선에 배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사장은 나아가 소위 핵심직무 부서인 기획실, 인사부 등에도 여성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 사장 취임 첫해 4명에 불과하던 여성 3급(차장) 중간관리자는 올해 20명으로 5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84명의 여성인력 가운데 63명이 조직 내에서 소위 말하는 핵심부서에 자리한 상태다.


채용에서도 마찬가지다. aT는 최근 3년간 채용인원의 절반 이상(53%)이 여성이다. 2013년 43명의 채용인원 가운데 절반을 넘는 22명(51%), 지난해에는 52명 가운데 65%에 달하는 34명이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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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여성의 직무 능력 향상에도 집중하고 있다. 여성 인력이 지속해서 조직의 핵심으로 자리하려면 꾸준히 재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여성 인력을 차세대 관리자로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1년보다 여성 관리자가 5배 넘게 늘었다지만 여전히 전체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이에 aT는 이화여대와 연계해 성과를 보이는 여성 직원들이 여성리더십 장기교육(이화리더쉽 정규과정)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하위 직급 여성의 경력을 개발하는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입사 초기부터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이는 여성 직원을 발탁하고 재교육해 aT의 주요 자원으로 육성한다. aT는 고졸 사원으로 입사한 직원(6급)이 학사학위 취득을 희망하면 학비 전액(100%)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고졸 직원 5명이 학사 지원을 받았으며 석사 지원을 받은 직원 9명 가운데 절반(4명)이 여성이었다. 이 밖에 여성 직원의 네트워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여성 직원 멘토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사내 정보자료실 내에는 여직원용 서재를 마련해 자료조사와 여성에 특화된 도서 등을 배치했다.

aT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aT는 여성 관리자 양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여성 역량 향상과 인재 육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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