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오후 현지의 한류 팬들에게 스페인어로 감사의 뜻을 전하며 문화·한류외교를 펼쳤다. 멕시코는 중남미 한류의 중심이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은 나라여서 문화외교가 양국의 정치 및 경제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의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에서 “여러분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아주 행복합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현지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은 3,200석 객석이 가득 찬 가운데 시작됐다. 공연 시작 직전 박 대통령이 입장하자 현지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행사는 비보이 공연, 국기원의 태권도 공연,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멕시코 카메라타 관현악단의 ‘아리랑 연곡’ 및 ‘베사메 무초’ 협연 순으로 진행됐고 공연 막바지에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등장하자 공연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은 출연자들의 공연이 모두 끝난 뒤 “멕시코의 태권도 수련 인구가 200만명이나 되고 K팝 팬이 14만명에 달한다고 들었다”면서 “앞으로 한국 문화를 더 사랑해주시고 저도 문화를 통해 두 나라가 소통하고 하나가 되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관객들에게 말했다.
이번 공연은 K팝과 태권도 등 한국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문화외교의 하나로 기획됐다. 멕시코는 태권도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고 K팝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등 중남미 한류의 중심지다.
박 대통령은 공연 참석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세계적 문화유산의 보고인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방문했다.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중남미 최대인 4만5,000㎡ 규모로 아즈텍, 마야 및 스페인 통치기의 유물 60만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박물관에서 안토니오 사보리트 박물관장 및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 멕시코 문화부 국제협력대사의 안내를 받아 멕시코 고대문명의 유물을 살펴봤다. 박 대통령은 유물을 보며 관계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방명록에는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이 인류 문명의 보고로 세계인의 마음에 남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이번 문화행사는 그간 박 대통령이 강조한 중남미 지역 한류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한류의 인기를 재확인하고 확산 가능성을 확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박 대통령의 감성적 문화외교는 한국의 글로벌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