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대우 거제조선소, 6월 고용 위기설 고개

해양플랜트 후속 수주 없어

2만명 일자리 절벽 현실화

노조 '고용위기지역' 촉구

수주 가뭄으로 오는 6월 이후 조선소 고용 대란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연말까지 2만여명의 조선소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본지 3월22일자 6면 참조


4일 대우조선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거제시를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최근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조선불황은 거제 지역 경제를 강타해 지역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 같은 고용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며 조선산업이 회복되지 않으면 6월부터 2만여명의 근로자들이 대량 해고당하면서 대규모 고용 대란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인력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해양플랜트가 올해 대거 인도되고 나면 후속 수주가 없어 일감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따르면 3사의 수주 잔여 해양플랜트는 총 52척으로 이 중 22척이 올해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수주한 19척 중 올해 상반기 4~5척이 인도되고 하반기에도 4~5척 등 올해 총 9척이 인도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상반기 2척, 9월 이후 3척 등 올해 총 5척의 해양플랜트 인도가 계획돼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최소 1만명, 삼성중공업도 적어도 5,000명의 협력사 직원 감소가 불가피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3사를 다 합치면 2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연말까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거제를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거제시는 25만5,000여명의 시민 대부분이 대우조선·삼성중공업 등 조선산업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조선특구 지역”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조선산업의 흥망이 곧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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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거제시의 조속한 고용위기 지역 선정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 요청 △정부의 조속한 거제시 고용위기 지역 선정 촉구 △고용 대란을 막기 위한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 등을 요구했다. 조선소 노조들은 7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정부 요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 조선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고용노동부에 건의한 상태다. 특별고용업종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업 규모 축소, 폐업 등으로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시행됐다. 정부에서도 고용위기업종지정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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