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수익률 방어 나선 국민연금...내수주 담고 수출주 팔았다

국민연금 1분기 상장종목 지분변동 살펴보니

GS리테일, 하이트진로 등 24개 종목 지분 늘려

대한항공 등 수익성 개선 항공주도 사들여

환율 영향 큰 수출주, 고평가 논란 제약주는 축소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올 1·4분기에 항공주와 쇼핑·레저·식품 등 내수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국민연금도 기존 보유 종목의 지분을 늘리기보다 축소하는 쪽을 선택하며 보수적인 투자를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평가 논란 속에 조정을 받고 있는 바이오·제약주의 투자 비중을 줄인 것이 눈에 띈다.


국민연금이 5일 5% 이상 신규 취득 종목을 포함해 지분변동을 신고한 147건의 올 1·4분기 상장 종목 지분 변동 내역을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하이트진로 등 24개 종목의 지분을 5% 이상 새로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지분이 5% 이상인 상태에서 추가로 지분을 매수한 종목(신규 취득 종목 제외)은 46개에 그쳤고 지분 일부를 매각한 종목은 77개에 달했다. 국민연금이 올 1·4분기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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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올 1·4분기 주식투자 키워드는 내수주와 안정으로 압축된다. 신규로 5% 이상 취득한 24개 종목들은 쎌바이오텍을 제외하면 대부분 내수주였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새로 투자한 종목은 참좋은레져(5.00%)와 엔에스쇼핑(5.04%), 한국전력(6.11%), 리드코프(5.08%), DGB금융지주(6.05%) 등 내수주들이었다. 국민연금이 추가로 보유 지분을 늘린 주요 종목들도 농심홀딩스(7.05%)·농심(11.53%)·GS리테일(7.07%)·사조산업(9.78%)· 신세계푸드(11.98%)·강원랜드(6.04%) 등 내수주들이 대부분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항공주를 장바구니에 새로 담은 것도 특징이다. 국민연금은 일반항공 분야의 대장주인 대한항공(5.01%)과 저가항공 대장주인 제주항공(6.27%)을 모두 신규 매입 리스트에 올렸다.

국민연금은 올 1·4분기에 증시 변동성이 컸던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는 보수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보유했던 종목의 지분을 늘리기보다 시장 변화에 맞춰 기존 지분율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인 것. 실제 코스피지수는 연초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1·2월 잇따라 1,900선이 무너졌다. 특히 2월에는 1,830까지 내려가며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이런 환경 속에서 수출주와 제약 및 화장품주의 지분율을 줄이며 수익률 방어에 나섰다. 글로벌 환경에 따라 수익성 영향이 큰 수출주 비중을 축소하고 최근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던 바이오·제약주 비중을 줄여 안정적인 운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민연금이 지분을 줄인 종목들은 종근당홀딩스·한국유나이티드제약·녹십자·메디톡스 등 바이오·제약주였다. 또 KCC와 대한해운·삼성SDI·한화케미칼 등 수출주 역시 지분을 줄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초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신흥국 증시가 부진했고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며 코스피가 1,800선을 위협 받기도 했다”며 “국민연금이 글로벌 금융환경이 불안한 가운데 수익률 방어를 위해 안정적인 내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지난 1·4분기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국민연금도 수익률 방어에 나서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이번 지분율 공시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민우·송종호·박시진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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