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마운드를 평정한 마무리투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이 미국에서도 ‘끝판왕’ 면모를 뽐내고 있다. 돌직구에 팔색조 변화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K 퍼레이드’를 벌였다.
오승환은 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1이닝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채우며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5대5 동점 상황에서 6회 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오승환은 첫 타자 조디 머서를 헛스윙 삼진, 대타 맷 조이스를 루킹 삼진, 마지막 존 제이소를 다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팀은 연장 11회 끝에 5대6으로 졌지만 오승환은 2경기 연속 무실점에 5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세인트루이스의 ‘믿을맨’ 입지를 굳혔다. 지난 4일 데뷔전을 1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쳤던 오승환은 이날은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고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2경기 성적은 2이닝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를 앞세운 오승환은 적재적소에 변화구를 찔러넣으며 빅리그 타자들을 농락했다. 머서를 맞아 137㎞짜리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은 오승환은 조이스 때는 151㎞ 직구를 승부구로 던졌다. 제이소는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빠른 공으로 파울을 유도한 뒤 118㎞ 느린 슬라이더로 허를 찔렀고 다시 150㎞ 강속구로 마무리했다.
한편 ‘절친’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동시에 선발로 나서 맞대결을 벌였다. 한국인 야수가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경기에 동시 선발 출전하기는 추신수·이대호가 처음이다. 결과는 ‘메이저리그 대선배’ 추신수의 판정승이었다. 2번 타자 우익수로 나선 추신수는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로 세 차례 출루했다. 시즌 첫 도루도 기록했다. 1회 종아리를 맞은 추신수가 1루 베이스를 밟자 시애틀 1루수 이대호가 씩 웃으며 추신수의 엉덩이를 툭 치는 장면도 나왔다. 이대호는 그러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8번 타순에서 2회 1사 1·2루 때 병살타, 4회 2사 1루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 된 뒤 대타로 교체됐다. 경기에서는 시애틀이 10대2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