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직원들의 성취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법

[FORTUNE’S EXPERT] 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경영자는 회사 운영이 어려울 때라도 직원들에게 성취 동기를 부여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직원들의 성취 동기가 곧 회사의 발전을 이끌고 위기를 극복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경영자는 회사 운영이 어려울 때라도 직원들에게 성취 동기를 부여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직원들의 성취 동기가 곧 회사의 발전을 이끌고 위기를 극복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젠 일의 가치와 의미를 경영자가 설명해주어야 한다. 왜 우리가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조직에 확산시켜야 한다.




무엇 하나 잘되는 사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부터 줄이려는 유혹에 노출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자의 판단력은 흐려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경영자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정작 나갔으면 하는 직원들은 버티고, 나가지 말아야 할 직원들이 먼저 떠난다는 것이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명예퇴직이라는 수단이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경영자가 자신의 직원을 사지(死地)로 내몰고 싶겠는가? 안타깝고 가슴 아픈 선택일 것이다.

특히 한창 일해야 할 젊은 직원들이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나는 추세다. 그토록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를 말이다. 명예퇴직은 기업들이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면 습관처럼 선택했던 생존방식 가운데 하나다. 과거엔 인사적체가 우려되는 계층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믿을 수 없는 회사를 먼저 버리겠다며 떠나는 젊은 직원들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명예퇴직이 먹혔던 시절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기업보다 직원들의 판단이 더 빠르고 예민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기업은 ‘여우 같은 곰’이고, 직원들은 ‘곰 같은 여우’가 된 것 같다. 직원들은 더 이상 회사에 대한 불안감을 미련하게 견디기를 거부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명예퇴직이라는 ‘회피 동기’에 집중하기보다 직원들의 ‘성취 동기’에 집중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제안이 현실을 모르고 떠드는 뻔한 소리로 치부되거나 시간과 돈이 없어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고 한다면 앞으로 쓸 만한 사람이 모두 나갈 때까지 명예퇴직을 반복하는 대가를 치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성취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사람, 일, 그리고 조직의 관점에서 그 해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리더십을 점검하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상사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은 사라졌다. 과거에는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참아야 했지만 지금은 결코 아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서튼(Sutton) 교수는 2,500개 기업에 근무하는 10만 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이직 의도를 조사했는데, 결론적으로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란 결과를 제시했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실적 부담에 시달리는 상사들이 건강한 리더십보다 통제적 관리에 치중하게 된다. 그런 경우 상사는 직원들의 롤모델이 아닌 회피 대상으로 전락한다. 직원들의 동기 수준은 당연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요즘은 기업 간 차이보다 세대 간 차이가 더 커졌고, 조직 내 세대 차이는 세대 간 이기주의를 낳았다. 생존 주기가 짧아진 임원들은 조직의 안녕보다 자신의 안녕을 위해 리더십을 기꺼이 생존과 바꾸는 경우도 많다. 중간에 끼여 있는 힘 없는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리더십을 침묵으로 대체하게 된다. 상사도 무섭고 부하직원도 무섭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대 직원들은 믿고 따를 만한 리더를 찾지 못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습관을 학습하게 되었다. 리더의 영향력은 그들에게 미치기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조직이란 완벽한 수평이 아니라 엄연히 계층이 있고, 그 계층에 필요한 역할과 책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 역할과 책임이 없는 한 조직의 움직임은 성과와 거리가 멀어지고 상하 간 신뢰는 배부른 소리로 전락하고 만다. 리더십이 없는 리더가 줄 수 있는 교훈과 의미는 없다. 직원들은 리더를 관찰하고 학습하며 모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혼자서 모든 일을 고민하고 성급한 판단과 실행으로 직원들의 분노와 오해를 사기보다는 조직의 계층별 리더십을 점검하고 회복하는 것이 직원들의 동기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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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일에 대한 의미를 확산시켜야 한다. 얼마 전 신입사원의 퇴사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2.5%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유일하게 세대 간 차이가 없다. 모두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예전과 달리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직원들도 조직이 예전과 달리 가족처럼 자신을 끝까지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능력이란 믿음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기업과 개인의 일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조직은 조직이 원하는 대로 직원들이 일하기를 바라겠지만 직원들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다. 시키는 대로 일하면 조직에 좋은 일만 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성과가 좋을 리 없다. 아무도 일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주지 않고 목표 달성만 하라고 밀어붙이면 누군들 일을 하고 싶겠는가? 더욱이 자기 성장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일은 고통 그 자체가 된다.

이젠 일의 가치와 의미를 경영자가 설명해주어야 한다. 왜 우리가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조직에 확산시켜야 한다. 일이야말로 직원들의 성장에 밑천이 되고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임을 진지하게 설명해 직원들의 몰입을 조직의 성과로 유도해야 한다. 의미도 모르고 덤벼드는 일을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목표만을 설명하지 말고 일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될 것이다. 누구나 의미 없는 일은 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조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과거에는 한 조직에 소속되면 조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길들여진 대로 일을 했다. 조직은 곧 인생이었다. 진심으로 조직을 사랑하고 아끼다 보면 때로는 조직의 부적절한 선택도 좋게 해석하며 동조하기 마련이다. 설사 자신에게 억울한 상황이 벌어져도 직원들은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지금은 조직에 대한 신뢰가 매우 취약해졌다. 거칠게 표현하면 경영자에 대한 신뢰가 없는 한 직원들의 자발적 동참과 몰입은 불가능하다. 아울러 조직문화가 약하거나 없는 회사의 경우에는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면 고급정보를 가진 사람부터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 비겁한 선택을 하게 된다.

경영자는 직원들을 예전처럼 통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인색한 의사결정을 서슴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회사와의 신뢰 고리가 약한 직원을 요령껏 활용하는 행운을 기대하기보다 직원들이 조직에 대한 신뢰와 열정을 갖게 하는 것이 직원 관리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성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최근 경영자들의 머릿속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일과 직원 관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숙제로 가득하다. 이 모든 일은 경영자의 리더십과 조직의 힘으로 가능하다. 성과는 일이 잘되어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일은 사람이 한다. 그 사람이 바로 직원이다. 경영자에게 직원은 비용이 아니라 회사에 돈을 벌어주는 원동력인 것이다. 그들이 신나게 일해야 경영자도 신나게 돈을 벌 수 있다. 경영자는 직원들을 통제하는 법을 찾기보다 직원들의 헌신과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성취 동기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다.



▲ 신제구 교수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겸 국민대학교 리더십과 코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리더십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팀

김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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