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원가 '혼공(혼자 공부하기)'시대

스타강사 현장 수업 위해 시간·체력 낭비는 옛말

온라인으로 듣고 학습 분위기 쾌적 '자습반' 열풍

"정기적 시험·성적 관리에 금전 부담도 적어 매력"





노량진에서 수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해온 김준(가명)씨는 지난 1월부터 처음으로 개설된 한 교육업체의 공무원 독학반을 다니기 시작했다.


김씨는 온라인으로 스타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어느 때보다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김 씨는 “매번 유명 강사 수업 날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소 30분∼1시간 전에 와서 줄 서는 고충도 없고 수업 끝나면 자습 공간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사라졌다”며 “유명 강사 강의는 온라인으로 대체해 들을 수 있고 자습을 학원에서 하면서 주변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수험생들의 열기는 느낄 수 있어서 1석 2조”라고 말했다.

10일 학원가에 따르면 김씨처럼 강사 없는 학원을 찾는 수험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공무원·토익 등 성인용 시험 수험생과 수능 대비 재수종합반에서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합친 모델이 수험생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스티앤컴퍼니의 공단기·영단기 독학반 등 일부 교육업체에서 선보이기 시작한 ‘자습반’ 모델은 자습공간을 제공하고 동시에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덧붙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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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자습실을 배정받은 학생들은 매일 오전 8시까지 학원에 등원해 오후 5시까지 의무적으로 학원에 상주하며 일일·주간 테스트를 치르고 중간·기말고사 등 정기적인 시험과 상담을 받는다. 진도에 따라 온라인 강의 수업을 듣지 않으면 강제 퇴실 조치도 당할 정도로 엄격한 출석 관리도 적용된다.

수험생 김동윤 씨는 “자습실에서 온라인 강의를 한참 듣다 잠시 기지개를 켤 때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주변 수험생을 보면 등골이 오싹해진다”며 “유명강사 수업은 안 들어도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성적을 학원이 관리해주며 일종의 안도감을 선사해주는 게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강의 과목 수강에 대한 금전적 부담도 주요 이유다.

김 군은 “공무원시험 준비생들 상당수는 돈 한 푼이 아쉬워 3만-4만원 짜리 강의도 5∼6명이 나눠서 부담해 같이 듣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스타강사 수업은 수업 듣기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느라 시간과 체력 낭비가 심하고 수업 현장 역시 양옆의 학생과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비좁은 경우가 많아 취업 장수생 일수록 돈도 절약할 겸 차라리 쾌적하게 혼자 공부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서서히 퍼져가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런 추세는 수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이투스 등 수능 주력 교육업체에서는 자습형 재수종합반이 인기다.

이투스 관계자는 “자기주도학습이 익숙한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대형 오프라인 재수종합반을 갔다가 50∼60명이 비좁은 공간에 모여 획일적인 현장 강의를 듣는 방식에 문제점을 느끼고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 오프라인 재수종합반의 절반 수준의 가격에 엄격한 출결관리시스템과 정기적인 학습 상담 등을 제공해 부모들이 먼저 찾아오는 사례가 많아 전국 약 50개 지점이 개소된 동시에 대부분 마감이 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진용·노현섭기자 yongs@sedaily.com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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