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를 미리 경험하고 온 여자프로골프 간판들이 이번주 국내 코스에 출격한다. 국내 투어의 미래로 검증 받은 차세대 스타들은 미국으로 날아갔다.
14일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의 코올리나GC(파72·6,383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은 국내 기업 주최라 한국인 출전선수가 유독 많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장수연(22·롯데)과 국가대표 아마추어 최혜진(17·부산 학산여고)도 초청선수로 올해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10일 끝난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각각 우승, 공동 4위로 검증을 마친 터라 기대가 크다.
KLPGA 투어는 장타 여왕 박성현(23·넵스)의 복귀로 들떠 있다. 3개월 이상 미국에서 훈련과 대회 출전을 병행한 박성현은 15~17일 경기 안산의 아일랜드CC(파72·6,658야드)에서 벌어지는 삼천리 투게더 오픈(총상금 8억원)으로 올해 첫 KLPGA 투어 대회를 맞는다. 어느 홀에서든 홀인원만 하면 무조건 300만원이고 대회장 1년 무료 라운드권도 함께 준다.
◇전인지·리디아 고 다시 만난 장수연·최혜진=롯데 챔피언십은 지난해 김세영(23·미래에셋)의 연장 끝내기 샷 이글로 유명해진 대회다.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3위 렉시 톰슨(미국)과 같은 조로 1라운드를 치른다. 세계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 지난해 US 여자오픈 챔피언 전인지(22·하이트진로)도 출전한다.
장수연은 이미 후원사 초청선수로 올해 이 대회 참가가 확정돼 있었다. 여기에 국내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으로 내년 대회 출전권도 따놓은 것이다. 장수연은 “국내에서 첫 승을 올리면 퀄리파잉스쿨을 봐서라도 미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할 정도로 LPGA 투어 진출 의지가 강하다. 미국 땅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 출전은 처음인데 ‘절친’ 전인지와의 만남으로 더 설렌다. 둘은 보성득량중-함평골프고 동창이다. 나란히 KLPGA 2부 투어를 거쳐 2013년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전인지에 이어 장수연도 올해 부쩍 힘을 내고 있다.
최혜진은 두 살 언니인 리디아 고가 반갑다. 지난 2월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최혜진은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당시 최혜진은 아마추어 출전자 중 1위 자격으로 리디아 고와 함께 시상식에 섰고 리디아 고의 도움으로 영어 인터뷰를 ‘무사히’ 마쳤다.
◇흥행카드 박성현 ‘양 정민’ 협공 이겨낼까=지난 시즌 상금 2위(1위는 전인지) 박성현은 귀국 후 한 주를 쉬었음에도 “시차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까지 치른 LPGA 투어 3개 대회에서 공동 13위-공동 4위-공동 6위에 오른 자신감은 큰 무기다. 박성현은 “쇼트게임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던 게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 대회에서 감을 많이 찾은 것은 다행”이라며 “값진 경험을 하고 온 것 같아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시즌 개막전 우승에 이어 올 시즌 KLPGA 투어 두 번째 출전 대회다. 역시 미국 대회에 나갔다 온 지난 시즌 상금 5위 고진영(21·넵스)도 이번주부터 상금왕 타이틀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고진영은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다. 악천후 탓에 2라운드로 축소되는 바람에 1타 차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
박성현이 자리를 비운 국내 투어는 이정민(24·비씨카드)과 조정민(22·문영그룹)이 떠받치고 있었다. 이정민은 3개 출전 대회에서 1승 포함, 톱10에 두 번 들었다. 조정민은 4개 대회에 모두 나가 톱10 진입이 세 번이다. 데뷔 첫 승도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