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도 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 입찰 경쟁률이 300대1을 넘어서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택지 공급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건설사의 뜨거운 ‘택지’ 사랑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300대1이라는 놀라운 경쟁률 뒤에는 수십 곳의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에 참여하는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추첨으로 진행되는 공동택지 입찰 성격상 특정 건설사가 많은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당첨 확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300대1의 경쟁률이라도 20개 계열사를 동원하면 15대1의 경쟁률로 싸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30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시흥 목감지구 내 마지막 공동주택용지 B9 블록의 최종 낙찰자는 호반건설의 계열사인 ‘스카이리빙’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위례신도시 3-4블록과 3-11블록의 낙찰업체는 각각 ㈜한양 계열사인 수자인㈜과 우미건설의 계열사인 산해건설이었다. 이들 업체는 12~18개 계열사를 동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계열사를 동원한 택지 입찰을 막기 위해 잔금 납부 전까지 전매를 금지하도록 관련 제도를 강화했다. 제도 시행 이후 문제점 등은 조금 개선됐지만 계열사를 동원한 입찰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택지 입찰 자격을 ‘1사 1필지’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동택지 입찰에서 수십개의 계열사를 동원하는 것은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려는 노력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