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에 임명된 진영(왼쪽부터), 정성호, 김현미, 양승조, 이개호 의원.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2기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총선 이후 당 정비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지도부를 구성했다. /연합뉴스20대 총선을 통해 ‘원내 1당’으로 약진한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공석이었던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마치고 비대위 2기 체제로 돌입했다. 총선 승리를 이끈 김종인 대표가 당권을 유지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정적인 체제 정비에 나선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이종걸 원내대표(4선)를 비롯해 진영·양승조(이상 3선), 정성호·김현미(이상 재선), 이개호(초선) 의원 등 6명을 새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대체적으로 김 대표와 가까운 중도 성향 인사들을 바탕으로 한 ‘관리형’ 비대위라는 평가다. 총선 전 당 전력 정비에 집중해야 했던 ‘1기’에 비해 총선 승리 이후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당 체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다 보니 안정을 중심으로 진용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새로 임명된 비대위원 6명 모두 이번 총선 당선자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진영·정성호·김현미 의원은 수도권 출신이다. 양승조 의원은 충청, 이개호 의원은 호남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현미 의원을 제외하면 대체로 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이다. 양승조·이개호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전남에서 더민주 당적으로 유일하게 당선된 이 의원은 지역 대표성이 반영된 결과다.
일각에서는 비노를 중심으로 한 당내 친문(친문재인) ‘견제용’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이번 비대위 구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대권을 노리는 문재인 전 대표와 당권을 잡은 김종인 대표 간 권력 충돌이 불가피할 테지만 그것은 향후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질 문제고 지금은 일단 당의 안정 유지에 집중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오래갈 비대위도 아니다 보니 김종인 대표가 굳이 안배에 신경 쓰지 않고 관리형으로 꾸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만간 전당대회 일정이 정해지면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계파 간 충돌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소속으로 세종에서 당선된 이해찬 의원의 복당 여부 및 시점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친노계 좌장으로 7선에 성공한 이 의원이 당에 돌아와 친노계 결집에 나설 경우 김종인 대표와의 결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최대 견제 세력이었던 호남 세력이 국민의당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당내 견제자가 줄어든데다 부산경남(PK)에서 측근들이 대거 원내 입성에 성공하면서 힘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비주류 최대 계파가 된 손학규계의 행보도 관심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여전히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 만큼 손학규계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각 계파별 이해득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갑 당선으로 단숨에 대권주자급 중량감을 확보한 김부겸 의원, 종로 수성에 성공한 정세균 의원 등의 당권 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이들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향후 권력 지형도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