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콘텐츠 산업 등에서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항공우주·소프트웨어·드론을 비롯한 일부 신산업 등에서는 오히려 한참 앞서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류파워의 경쟁우위를 뒤집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3·9면
17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한국에 평균 3.3년 뒤졌던 중국의 ICT 수준은 2012년 2.7년, 2014년 1.8년까지 따라붙었고 지난해 1년 안팎까지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이 ICT 분야에서 한해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돈이 미국 다음인 세계 2위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기술력·산업·잠재성 측면에서 볼 때 아직 기술력은 항공우주 등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조금 앞서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승룡 KISTEP 미래기술예측실장은 “ICT 하드웨어와 서비스는 우리를 거의 따라잡았고 소프트웨어는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항공우주 기술력은 중국이 4~5년 이상 앞서 화성탐사도 준비하고 있고 전투기는 독자 개발한 지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통신업계의 한 임원은 “3년 내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최고급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류 콘텐츠 산업의 비교우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 등에 투자한 자금이 1조원에 근접했고 우리 게임사가 중국에 게임을 유통시키려면 반드시 현지 기업을 거쳐야 하는 규제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드라마·영화·웹툰 등의 분야에서도 중국 자본 유입이 거세 한류가 중화바람에 휩쓸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