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호주동포 이민지, 리우올림픽 한국 金 위협할까

LPGA 롯데 챔피언십 뒷심으로 역전승

최종일 5타 열세 8언더로 뒤집어

호주 대표로 리우 올림픽행 유력

뉴질랜드 리디아 고와 韓 경쟁자로

전인지 공동 2위·장수연 5위

디펜딩챔프 김세영 공동 7위 마감

이민지(왼쪽)가 17일(한국시간)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우승 뒤 김세영(오른쪽) 등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카폴레이=AFP연합뉴스이민지(왼쪽)가 17일(한국시간)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우승 뒤 김세영(오른쪽) 등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카폴레이=AFP연합뉴스




호주가 한국의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 획득을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호주동포 이민지(20·하나금융그룹)의 급부상 때문이다.


2년차 이민지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의 코올리나GC(파72·6,383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16언더파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7만달러(약 3억원). 지난해 5월 킹스밀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통산 2승을 거둔 이민지는 LPGA 투어 역대 5번째로 만 20세 이전에 2승을 쌓은 선수가 됐다. 현역은 뉴질랜드동포 리디아 고와 렉시 톰프슨(미국), 이민지까지 3명뿐이다.

클럽 챔피언 출신 아버지와 티칭프로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 호주에서 10살 때 골프에 입문한 이민지는 아마추어 시절 리디아 고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다. 4년간 호주 국가대표를 지냈고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호주의 리디아 고’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LPGA 투어에는 퀄리파잉스쿨 공동 1위로 진출했다.




지난달 KIA 클래식에서 파4홀 홀인원을 터뜨릴 때부터 심상찮던 이민지는 이날 우승으로 통산 상금 100만달러도 돌파(123만7,560달러)했다. 세계랭킹은 17위에서 12위로 뛰어올랐는데 호주 선수 가운데 최고다. 8월 리우 올림픽 출전이 유력해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리디아 고와 함께 최대 경계대상인 셈이다.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 경쟁은 결국 한국과 한국계의 다툼일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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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는 3라운드까지 5타나 벌어져 있던 열세를 뒤집었다. 12번홀까지도 선두 케이티 버넷(미국)에 3타 뒤져있었는데 13번홀(파5) 칩샷 이글로 1타 차로 줄인 뒤 14·15번홀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버넷이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는 사이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그대로 승부를 굳혔다. 이민지는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로 8언더파를 몰아쳤는데 승부처인 13~17번 5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뒷심을 자랑했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버넷과 함께 15언더파 공동 2위로 마쳤다. 마지막 홀 6m 버디 퍼트가 약간 짧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전인지와 중고교 동창으로 같은 조에서 경기한 초청선수 장수연(22·롯데)은 13언더파 단독 5위로 마감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23·미래에셋)은 11언더파 공동 7위, 세계 1위 리디아 고는 5언더파 공동 23위다. 세계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이날 5타를 잃어 5오버파 공동 68위로 밀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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